“한국인 4명 중 1명은 유전적으로 알코올 부작용”

김대진 가톨릭대교수·신형두 박사·최인근 한림대교수 한국인 알코올 중독 유전자 발굴 …국제학술지에 소개

한국인의 알코올중독 유전자가 발굴됨에 따라 이제 알코올 중독 여부를 유전자로 규명할 수 있게 됐다.

김대진 가톨릭대 교수(성가병원 정신과·사진)는 질병의 유전적 소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인 신형두 박사(한양대의대 겸임교수)와 최인근 한림대 교수(한강성심병원 정신과)와 공동연구를 통해 알코올 분해효소의 다형성과 알코올중독과의 위험성을 분석, 유전자형에 따라 최고 90배 이상 위험도를 보이며 한국인 알코올환자 가운데 87%가 이 유전자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지난 3년간 알코올 중독자와 정상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자료와 알코올 분해효소의 유전적 다형성을 연구,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결과 체내에 들어온 술은 ADH 효소에 의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고 이 물질은 다시 ALDH 효소에 의해 무독성의 아세테이트로 전환되는데 이 두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자형에 따라 알코올 중독의 위험도가 90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ADH1B 유전자의 47번째 아미노산이 히스티딘(Histidine:헤모글로빈 속에 대량으로 존재하는 결정성 염기성 아미노산으로 대부분의 단백질을 가수분해하여 얻을 수 있으며 헤모글로빈은 무게의 8.5%가 히스티딘으로 구성됐다)인 사람은 알지닌(Alginine)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비해 아세트알데히드로의 분해가 빠르다. ALDH2 유전자의 48번째 아미노산이 글루타민(Glutamine: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글루탐산의 모노아미드. 단백질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단백질의 주요 구성물질)인 사람은 라이신(Lysine)을 가진 사람 보다 아세트알데히드의 아세테이트로의 분해가 빠르며 아세테이트로 분해가 잘 이뤄지지 않은 사람들은 각종의 알코올 부작용을 보인다.

이번에 그 기능이 추가로 밝혀진 두개의 유전자는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주요 유전자로 각각의 알코올리즘에 대한 영향은 보고돼 있으나 이 두개 유전자형의 복합적 작용이 개별 유전자의 영향보다 알코올리즘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의 24~26%는 ALDH2의 48번째 아미노산이 Glu/Lys, 또는 Lys/Lys 등을 갖고 있어 알코올중독에 잘 빠지지 않는데, 이는 알코올의 1차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아세테이트로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다른 사람에 비해 알코올 부작용이 심해 알코올 섭취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즉 유전적으로 알코올 부작용이 있는 한국인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대다수(75%)는 특별한 알코올 부작용 없이 술을 마시지만 이 가운데 특정 유전자형을 가진 일부(4.4%)는 알코올 중독의 위험도가 높아 음주시 주의해야 한다. 이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알코올 부작용은 적지만 섭취된 알코올이 잘 분해되지 않아 혈류 내에 보다 오랫 동안 남아 뇌 조직에 손상을 일으켜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인 알코올 중독 환자 중 87%는 이 두 유전자의 복합작용(취약유전자 보유)에 의해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한국인의 대부분은 서양인에서 나타나지 않은 1차 알코올 분해효소(ADH)가 많은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은 많은 알코올 흡수에도 불구 알코올 중독환자가 적은 원인이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세계적 권위의 국제유전학학술지 ‘인간분자유전학지(Human Molecular Genetics·JIF)에 실렸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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