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희생이 만든 서울 에어쇼

T-50기의 화려한 비행을 시작으로 성남시내 상공을 화려하게 장식한 ‘서울에어쇼 2007’이 지난 21일 엿새 동안의 환상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세계 26개국 255개 기업들과 실내 전시관 855곳에 외국인 참가자들만도 4천여명 등 규모도 최고였다.

특히 T-50으로 기종을 전환하는 블랙이글스의 고별 비행과 국민 조종사의 T-50 탑승, 영화배우 한효주씨와 고주원씨의 공군 홍보대사 위촉식 등은 에어쇼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화려함을 확인하듯 전국에서 2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번 에어쇼로 공군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고 10억달러의 수출상담 실적기록과 함께 2만여명 이상의 고용 창출,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 속에 성남 시민들에게 주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T-50기의 화려한 비상 속에서 성남 시민들은 행사 전부터 연습비행으로 인한 소음으로 귀를 막아야 했고 20만여명이 운집한 인근 도로로 인해 교통체증의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 잡상인들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근 상인들은 에어쇼 특수조차 누릴 수 없었다.

여기에 수십년 동안 고도 제한으로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도 못했는데다, 도로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억울함을 겪으면서도 성남 시민들은 에어쇼의 성공을 바랬다.

물론 성남 시민들이 대가를 기대하고 이같은 고통을 감내한 건 아닐 것이다.

공군은 이제 성남 시민들의 아름다운 희생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에어쇼는 끝났다. 하지만 2년 뒤 고통은 또 다시 되풀이된다. 공군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명수 ms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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