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재조명 ③구기종목 최악의 부진과 대책
제8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기도는 사상 최다 메달과 최고득점으로 출전사상 첫 종합우승 6연패 달성이라는 큰 족적을 남겼지만 그동안 매년 대회때마다 초반 상승세를 주도했던 구기종목이 이번 대회에서는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체전에서 경기도는 14개 구기종목 가운데 단체전에 55개 종별이 나서 금 10, 은 11, 동메달 6개를 획득했으나 절반이 넘는 1회전 탈락 19종별, 2회전 탈락 9종별로 최근 출전사상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구기종목 가운데 경기도는 6연패의 탁구와 3연패 테니스, 1위 수구, 준우승의 축구, 야구 만이 제몫을 해냈을 뿐 럭비 9위, 하키와 농구 7위, 소프트볼, 배구, 핸드볼 5위, 배드민턴, 세팍타크로 4위, 정구 3위 등으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경기도가 예년에 없이 초반(1·2회전)에 28개 종별이 탈락함으로써 ‘영원한 맞수’ 서울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체전 사상 첫 8만점대 득점 실패의 원인이 됐다.
다행히 경기도는 대회 초반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은 구기 팀들이 선전을 거듭하고, 개인 및 개인 단체종목의 눈부신 선전으로 7만9천430점을 득점해 서울(6만5천3점)에 1만4천427점 차로 낙승을 거두고 우승할 수 있었지만 사상 유례없는 구기종목의 부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일깨워 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나타난 구기종목의 부진 원인은 ▲저변층 약화 ▲애향심 및 소속감 결여 ▲연계육성 필요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농구와 배구, 핸드볼, 럭비, 소프트볼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선수 저변층의 약화로 인한 팀의 전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이들 종목의 저변층 확대를 위해서는 고교 팀보다도 초·중교 팀의 저변이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팀 창단을 서두르고 반대로 고교팀의 창단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대학 및 일부 일반부 팀들의 소속감 결여다.
일부 팀은 전국체전 보다는 팀의 성적을 중요시한 나머지 대표팀 선수 차출과 대회를 앞둔 무리한 국내·외 대회 출전 등으로 인해 성적 부진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마지막으로 배드민턴, 농구, 배구, 축구 등 도내 초·중·고에 우수한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 지역간 갈등으로 인해 서울 등 타지로 선수들이 유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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