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경직된 태도, 시민들 불만높다

“아기가 많이 아파 소아과에 예약돼있어 빨리 치료받아야 하는데 못들어가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

“아무도 못들어 가게 하라는 지시를 받아 보낼 수 없습니다.”

지난 13일 고양 백석동 뉴코아 건물 뒤 출입구. 간부 경찰과 뉴코아를 들어가려는 시민과 이를 막는 전경들과 실랑이를 하며 오간 대화 내용이다.

특히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소아과에 가려던 한 아기 엄마는 발을 동동구르면서 “아기가 많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래도 출입을 시키지 않자 화를 내면서 돌아서면서 하는 한마디. “저렇게 융통성 없게 막무가내로 시민을 내모니까 경찰이 욕을 먹지.”

같은 시간 많은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뉴코아에 들렀다 오후 2시께부터 경찰이 철수한 오후 7시까지 큰 불편을 겪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전경이 2~3중으로 막아선 뉴코아 뒤 출입문. 시민들은 “노조원들을 막아야지, 왜 우리를 막느냐”고 항의했다.

이날 사태는 뉴코아에 이랜드 노조원 50여명이 정문에 몰려오면서 부터 시작됐다. 노조원들이 뉴코아를 점거, 농성할지 모른다는 정보에 앞문과 뒤 출입문 등을 경찰이 봉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원들이 앞문에만 있고 뒤쪽에는 없어 얼마든지 출입시켜도 괜찮았다는 게 여론이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했다면 시민들의 편의를 무시한 경찰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녕, 그리고 질서를 위해 경찰은 존재한다. 그러나 농성을 막는다는 구실로 전경 수백명이 뒤 출입문까지 겹겹이 막고 선량한 시민들까지 막은 건 과잉 통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 안타까운 점은 간부 경찰의 그릇된 상황 인식과 경직된 태도이다. 조그만 지혜롭고 세밀하게 대처했더라면 많은 시민들의 원망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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