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대책 시급

17일 오전 안산상록경찰서 유치장.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재롱을 부릴 세살바기 의붓딸이 “울면서 칭얼댄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계모가 덤덤하게 앉아 있었다.

숨진 김양과 계모 A씨(34)와의 인연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김양의 아버지(31)와 어머니가 별거를 시작했고 아이를 키워 줄 사람이 필요했던 김양의 아버지는 A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말도 하지 못하는 김양의 인생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향해 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의 입장에서 아무리 아이가 칭얼댄다고 해도 그렇게 때릴 수 가 있는지 씁쓸합니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더욱이 김양이 계모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던 시간, 김양의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이국땅인 앙골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7시50분께 자신의 집 안방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는 세살바기 김양이 울면서 칭얼대자 김양의 온몸을 10여차례 때린 뒤 그래도 칭얼대자 또 다시 때렸다. 그것이 김양의 마지막이었다. 김양이 방바닥에 넘어져 의식을 잃자 A씨는 이웃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김양은 1차례 수술했으나 결국 입원 하루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경찰조사 결과 김양의 온 몸에 멍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 그동안 계속 폭행당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상록경찰서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방관하고 있다”며 “현재 안산에 아동보호센터가 없어 인근 도시에서 도움받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구재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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