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기예총 회장을 뽑는 선거를 비롯 예총 회원단체 도지회장 및 시·군예총 회장, 각 문화예술단체장 선거가 이미 끝났거나 진행 중이다.
3년 혹은 4년마다 치르는 이들 선거들은 흡사 정치인 선거와 비슷한 모습을 닮고 있어 씁쓸한 기분이다. 선거과정에서 금품살포설과 음모, 각종 비리에 관련된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예술단체들의 정관에는 목적을 ‘회원들의 권익 옹호와 친목(화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와 낙선자 사이에서 파생한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예술단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 지역 문화예술의 현안을 고민하고 자생력 확보를 위한 대안을 마련할 시점에서 단체장 선거는 되레 지역예술단체를 사분오열시키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인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익숙한 것을 새롭게 조명하는 힘을 지녔다. 때론 현 시대의 모순을 고발하는 적극성도 예술인들의 특권이자 의무다.
일반 정치인들의 선거는 차치하더라도 예술단체는 좀더 다른 주장과 방법으로 진행될 수는 없을까.
대개 예술단체장 선거는 후보자들이 등록하고 회원 중 대의원들을 선출해 다수득표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단체장이 된다고 해서 공식적인 경제적 이득은 없다. 명예직이며, 회원들을 대표할 뿐이다.
선거가 끝난 후 구설수에 오르는 예술인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굳이 선거를 한다면 ‘선거축제’를 만들면 어떨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국악과 음악, 연극 등 자신의 분야에서 축적한 작품세계를 발표하고,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문화예술의 현주소와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과정을 통해 후보자들이 함께 고민한다면 지역사회가 좀더 밝아지지 않을까.
/이형복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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