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TV 광고나 전단 광고 등을 보면 호기심 하나가 발동되곤 했다. 광고 속 모델이 정말 그 제품을 쓰는지, 제품을 검증한 뒤 모델로 나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인지 등등…. 광고시장의 시스템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말 단순한 호기심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광고모델과 광고주의 관계가 마냥 서로 별개일 수 만은 없다는 점이다. 광고주는 잘 선발한 광고모델 덕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기도 하고 광고모델은 잘 만들어진 광고 덕에 일약 ‘스타’가 되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게 이를 대변한다. 이 때문에 소위 스타 모델들은 광고섭외가 들어와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는다. 광고주 역시 통상 광고 모델을 뽑는데 무척 신중하다.
최근 용인 흥덕지구 청약접수를 개시한 경남아너스빌은 한류스타 배용준을 광고모델로 기용중이지만 이로 인해 요며칠 배용준의 이미지는 마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흡사했다.
경남아너스빌은 견본주택 약도까지 표시하며 모집공고를 냈지만 막상 견본주택은 특별공급분 분양 첫날 외에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로 인해 강추위 속에서도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 굳이 발걸음을 뗀 수요자들은 혼선을 빚어야 했으며 ‘분양문의’라고 내세운 전화번호는 도통 ‘통화중’ 음을 버리지 않아 혼선은 ‘원성’으로 이어졌다. 114에 등록된 본사 일반전화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타 모델하우스 관계자가 “수화기를 아예 내려 놓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지만 소유권 등기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소식과 더불어 큰 관심을 끈 경남아너스빌의 속내를 알 순 없었다. 다만, 견본주택 현장에서 만난 한 주부가 “배용준 얼굴 마저 미워보이네!”라고 내뱉은 한 마디가 광고모델과 광고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박노훈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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