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성남 일화가 올 K리그 프로축구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7번째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특히 지난 2000년 천안에서 성남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에만 4차례나 우승, 성남 홍보도우미로 톡톡한 역할을 해 성남 시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성남시도 프로팀을 보유한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탄천종합운동장에 구단사무실을 내주고 체육회관 내 숙박시설을 선수단 전용숙소로 사용하도록 하는등 엄청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성남시의 일방적인 짝사랑일까. 성남 일화의 행보를 보면 성남이 연고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우선 단적인 예가 바로 우승 축하연 장소다. 성남일화축구단은 지난 10일 서울 대형 호텔에서 축하연회를 열었다. 물론 성남에 대형 호텔이 없다고 해명하지만 굳이 호텔에서 해야만 했나. 성남 시민들이 모인 장소, 성남 시민들을 위한 행사를 가졌어야 옳지 않은가? 성남 일화 홈페이지는 더욱 가관이다. 성남 일화 구단주 인사말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2005년도의 어려운 경제…’나 ‘제2종합운동장’(2005년 12월31일 탄천종합운동장으로 개명) 등으로 언급하는 등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용구장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성남 일화 유소년축구단 전용 카페는 지난해 6월15일 개설 이후 현재까지 잠을 자고 있다.

물론 눈에 보이는 게 전부일 수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조차 이 정도면 보이지 않는 건 오죽하랴.

짝사랑은 일방적이지만 포기할 때도 일방적으로 조용히 접는다는 사실을 성남 일화는 잊지말아야 한다.

/김성훈기자 magsa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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