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산조 인간문화재인 문재숙(53·이화여대 교수) 명인이 국악계 스타인 두 딸과 함께 서울과 뉴욕에서 가야금 삼중주를 선보인다.
문 교수는 가야금 연주자인 큰딸 이슬기(25·KBS국악관현악단 단원),2006년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작은딸 하늬(23·서울대 대학원 국악전공)씨와 함께 다음달 8일과 16일 각각 서울 세종체임버홀과 뉴욕 카네기홀 내 잔켈홀에서 ‘예수 탄생’‘가야의 노래’ 등을 연주하는 가야금 삼중주를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예수 탄생’은 문 교수가 작곡한 가야금병창곡으로 딸들이 연주하게 된다.
슬기씨는 올해 초 가야금 크로스오버 음반을 내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신세대 연주자.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가야금과 판소리에 능한 하늬씨는 방송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국악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이들 세 모녀는 하늬씨가 미스코리아가 되는 과정에서 알려졌고,아버지(이상업·국가정보원 2차장)와 외삼촌(문희상·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신분도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교수는 “서울과 뉴욕 공연은 2∼3년 전부터 구상해온 것으로 두 딸이 시집 가기 전에 추억이라도 만들어 주자는 뜻에서 준비하게 됐다”며 “세종체임버홀 공연은 우리 모녀가 공동 주연이 되는 가족음악회,뉴욕 공연은 나의 독주회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뉴욕 공연은 김죽파류 산조 계승자인 문 교수가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후 갖는 첫 독주회. 교포보다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삼중주 ‘할렐루야’,독주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곡목을 택했다.
하늬씨는 “가야금으로 무대에 서는 것을 이상하게 느낄지 모르겠으나 저를 미스코리아로만 보는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어릴 적부터 어머니처럼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슬기씨는 “서울 공연은 국악퓨전도 준비돼 있어 국악을 처음 대하는 사람도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들 세 모녀는 하늬씨가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이후 하늬씨에 대한 합성 나체사진 협박,문 교수가 사채업자라는 악성 루머,슬기씨의 난데없는 결혼설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문 교수는 이 고난을 극복해낸 가족의 단합된 힘을 이번 공연의 하모니를 통해 전하겠다는 각오다. 공연수익금은 불우 이웃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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