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서 “절차 많고 수신 별도로 확인… 상황보고 지연”
경찰청이 실시중인 전자문서 시스템을 이용한 상황보고서 작성 제도가 일선 경찰서의 현실과 동떨어져 오히려 시간과 공조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경찰청과 일선 경찰관 등에 따르면 경찰은 공조가 필요한 각종 사건·사고와 주요상황을 인접서에 신속히 알리기 위해 상황보고서를 작성, 팩스를 이용해 인접 경찰서 등에 전파해왔으나 팩스용지의 감축과 신속한 상황을 전파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8월부터 경찰내부전산망을 이용해 전자문서로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전자문서를 이용할 경우 상황보고서 작성 후에도 온라인 상에서 기안용지를 별도로 작성해 상황보고서를 첨부하기 때문에 시간은 그만큼 더 소요돼 각종 사건·사고와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지구대의 현실에선 오히려 더 불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팩스 이용시는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팩스로 보내는 과정만 필요했지만 전자문서는 상황보고서 작성 이후에도 책임자의 결재 등 5~6 단계를 더 거치면서 평균 5분 가량 더 소요되고 있다.
또 지구대별로 보급된 컴퓨터는 2~3대에 불과해 사건조서 작성으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상황보고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인접서에서 상황을 전파받는 경우, 팩스는 수신음 때문에 바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전자문서는 별도의 확인이 없으면 파악이 불가능해 신속히 전파해야 할 주요사건의 경우 공조수사마저 지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매일 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언제 하나하나씩 클릭하고 있냐”며 “종이 비용은 절감될 지 모르나 일선에서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상황보고서 수신의 경우도 접속만 돼 있으면 알람기능이 작동되고 무전과 팩스를 함께 이용하고 있어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직원들이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임성준기자 sj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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