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항로를 가다/‘인천~연운항’ 연운항훼리

TCR<신유라시아 대륙간 철도> 출발점 물류거점 부푼꿈

인천과 중국 동부연안을 잇는 10개의 카페리 항로중 맨 마지막으로 개설된 연운항훼리는 늦은 출발을 무색케할 정도로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연운항훼리가 올 초부터 9월 말까지 수송한 여객수는 4만8천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9명에 비해 무려 60%가 증가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크게 급증,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2만8천91TEU를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천817TEU 보다 58%가 늘어난 것으로 10개 카페리 항로중 여객과 화물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연운항훼리의 고성장세는 훼리가 운항을 시작한 이후 수도권 화물들이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수도권의 배후 항만인 인천항에서 연운항(連雲港)까지 직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수도권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곧바로 연운항훼리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들여오고 있어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내 인접도시에 기아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도 빠른 시간동안 물량이 늘어나는 배경이 됐다. 이같은 물량증가는 개인 선사의 이익을 넘어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과 신속한 물류수송의 효과를 가져오고 결국, 인적·물적교류의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설 2년째를 맞고 있는 연운항훼리 취항으로 인적·물적교류 확대

지난 2004년 11월 12일 한·중 카페리 사업개시를 위한 양국 정부간 협의를 거쳐 같은 해 12월 15일 연운항윤도유한공사 대리점 연운항훼리주식회사가 설립됐고, 지난해 1월1일부터 인천~연운항간 주 2항차 서비스가 개시돼 2년째 운영되고 있다.

연운항은 인천항과의 거리가 392마일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는 목포시 355마일보다는 멀지만 부산까지의 514마일 보다는 짧은 거리로 앞으로 연운항훼리를 이용한 수도권 물동량이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이용하지 않고 곧바로 인천항이나 평택항을 거쳐 운송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TCR의 출발점-연운항

연운항은 중국의 10대 항만중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중앙아시아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통로의 길목에 위치해 있고, 지난 1992년 완공돼 길이가 1만2천971km에 이르는 신유라시아 대륙간 철도(중국횡단철도·TCR)의 동쪽 시발점이기도 하다.

TCR은 연운항에서 출발해 카자흐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아라산과 카자흐스탄의 드루즈바, 러시아의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으로 이어지는 아시아와 유럽 물류의 핵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TCR을 이용할 경우 그만큼 물류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연운항 항만은 단순한 중국 항만을 넘어 국적화물을 대륙으로 수송하는 우리나라의 물류거점항만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또 연운항 항만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화물량은 연운항 항만이 한해동안 처리하는 화물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연운항 항만과 인천항간의 연계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연운항시에 대한 국내기업 투자 갈수록 활발

연운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어 현재 연운항에는 240여개의 한국투자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는 연운항시에 투자한 외국투자기업의 15%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 연운항은 문화, 경제, 무역, 비지니스, 관광분야의 증가 속도가 매년 30%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이중 상당부분은 국내 기업과 관광객의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도권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항로개설 시급

국내 수출업체와 수도권 배후 화주들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인천~연운항간 거리가 392마일로 선박 1척으로는 주 3항차를 운항하기에는 시간상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선사측이 화물의 데일리서비스와 원할한 인력 및 관광객 수송을 위해 추가 선박투입이나 평택항과 연운항간의 항로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선사가 연운항 항무국과 추가선박 투입을 놓고 지난해 9월 이미 협의를 마쳤으나 인천항은 선석이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미루고 있다.

또 선사가 인천과 함께 수도권의 배후항만인 평택항에서 기항하는 또 다른 항로개설을 서두르고 있으나 이 역시 동종 업계의 견제로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이같은 선석부족 현상과 업계간의 이해관계에 걸려 추가선박투입과 항로증설을 미뤄지고 있는 사이 인천항 등 수도권항만들의 물류경쟁력이 뒤쳐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어 정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는 결국 한 선사의 피해를 넘어 수도권 화주들의 경제적 손실과 물류지체, 더나가 국가물류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추 평 해 연운항중한윤도유한공사 총경리

“도시 개발 시작단계 기업 발전 기회될 것”

“인천~중국간 맨 마지막으로 출범한 연운항훼리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연운항중한윤도유한공사 추평해(鄒平海) 총경리는 “한국측 참여사인 흥아해운과 중국측 관계자들의 화합이 연운항웨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앞으로도 양측간의 우의가 상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바탕으로 합리적 경영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항과 연운항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급증해 현재의 노선으로는 화물처리에 어려움이 따르는데 대책이 있다면.

▲인천항과의 항차수를 늘리고, 평택항과 연운항간 추가 항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중국측은 이미 모든 준비를 완료해 놓은 상태다.

그리나 인천항의 선석부족과 동종업계의 견제로 이같은 계획이 지지부진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회사의 전력을 모아 나가겠다.

-끝으로 한국 물류회사나 투자기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운항시는 앞으로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물류회사들이 관심을 가져도 좋다.

특히 산동성에는 이미 인천과 여러 항로가 열려 있지만 강소성은 연운항훼리가 유일하기 때문에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조업들도 공장건립에 필요한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를대로 오른 도시보다는 미개발지이자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연운항으로 눈을 돌리면 뜻밖의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철기자 wyatt@kgib.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