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백천이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사연

'라디오 스타'에는 '쟁쟁한' 스타 두 명이 특별출연한다. 실제 라디오 DJ 임백천과 실제 록가수 김장훈이 주인공. 이들은 어찌보면 '얄미운' 배역임에도 출연을 자청하고 나섰다.

임백천은 이준익 감독에게 '어떤 배역이라도 좋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가 때마침 캐스팅된 케이스.

임백천은 올 초 '왕의 남자'를 보고 난 후 일면식도 없는 이감독의 연락처를 수소문 끝에 알아내 "정말 좋은 영화를 보게 해줘 감사의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청했다. 이렇게 만난 자리에서 임백천은 "어떤 작품이든 출연할 수 있는 배역이 있다면 언제라도 출연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차기작으로 '라디오 스타'를 결정지은 이 감독은 임백천에게 '여전히 잘나가는 방송인 임백천' 역을 맡겼다.

영화 속에서도 임백천으로 출연하게 된 임백천은 돈을 꿔달라는 박민수(안성기 분)가 말도 꺼내기 전에 "나 돈 없어, 돈 없어"라며 손사래를 치고, 최곤(박중훈)이 지방방송 라디오 DJ로 잘나가자 "뭐 요즘 방송 일이라는 게 라디오 DJ만 해서 먹고 사는 줄 알아? 나처럼 TV도 뛰고 그래야 해"라며 질투 섞인 비아냥거림을 보내는 얄미운 캐릭터를 맡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성공한 록가수 김장훈은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자 두말 않고 응했다. 사실 영화 속 김장훈 역은 키워준 선배의 공도 모른 채 생방송 중 걸려온 전화에 대고 "민수 형이 꾼 돈 삼천(만원) 언제 갚을 거야? 형 그렇게 살아도 되는 거야"라고 말해 최곤을 화나게 한다.

또 최곤이 라디오 DJ로 성공하자 '7080' 음반을 기획하는 대형음반제작사 사장과 함께 영월에 와 최곤을 설득하려다 최곤이 화를 내자 "형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며 벌컥 화를 내고 돌아가버리는 못된 캐릭터다.

이 영화 제작사인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사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해 김장훈 씨가 캐스팅을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준익 감독과 안성기ㆍ박중훈 씨의 영화라고 하자 선뜻 출연해주겠다고 말해 고마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실제 유명 방송인이자 가수인 두 사람의 출연으로 관객은 영화를 보며 살가운 느낌을 더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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