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선욱(18ㆍ한국예술종합학교 3년) 군. 그가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그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어린 나이에도 비르투오소(대가) 같은 면모를 풍기는 비결은 뭘까. 김군의 어머니 임미재(46ㆍ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동초등학교 교사) 씨에게 그 해답을 들어봤다.
임씨는 아들 선욱군에 대해 "어려서부터 부모가 놀랄 정도로 큰 꿈을 가졌고,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 절대 좌절하거나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인 임씨는 남들이 하는대로 선욱 군을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고 한다. 선욱 군은 음악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타고난 머리와 특유의 끈기를 바탕으로 리즈 콩쿠르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던 것.
"선욱이는 뭔가 하나에 몰두하면 2년 동안은 거기서 못 헤어나와요. 최근에는 '7막7장'의 주인공인 홍정욱 씨에 빠졌는데, 그 분의 책을 거의 끼고 살았어요. 그 전에는 정명훈이 쓰던 지휘봉, 입던 셔츠까지 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죠.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야구선수 이상훈을 좋아해 왼손으로 얼마나 많은 공을 던졌는지 몰라요."
선욱 군도 지난달 31일 인터뷰에서 "(자신은) 음악 내외의 것에 한 번 관심을 가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며 "요즘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그레고리 소콜로프의 희귀음반을 모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씨는 선욱군의 또다른 장점으로 자립심을 꼽았다. 어렸을 때 국내 콩쿠르가 열리는 날 바쁜 시간 쪼개 콩쿠르 개최 장소 근처까지라도 데려다주려 했지만 선욱 군은 늘 혼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는 것. 이번에도 혼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욱 군의 꿈은 다니엘 바렌보임이나 정명훈처럼 지휘와 피아노 분야에서 모두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서는 것. 그는 방안에서 혼자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틀어놓고, 벽에는 '지휘자 김선욱'이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은 채 지휘하는 모습을 흉내내기도 한다.
임씨는 "별로 잘해준 것도 없는데 선욱이한테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며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아들 덕분"이라며 웃었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선욱 군은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한 대학생으로, 현재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의 영재콘서트를 통해 발굴됐으며, 지난해 대원문화재단이 신예 음악가 발굴을 위해 제정한 제1회 대원예술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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