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항로를 가다/‘인천~영구’ 범영훼리

비행기값 인하 ‘발등의 불’ 차별화된 서비스로 ‘끈다’

수도권~中 동북지역 필수 가교

지난 2002년 12월 중국 영구시의 항무그룹과 한국의 범항상선이 대주주로 참여, 설립한 범영훼리㈜는 한·중 합자기업으로 이듬해 1월4일 인천~영구 항로를 정식으로 개통한 이래 인천을 비롯한 한국의 수도권과 중국 심양(沈陽) 등 동북지역의 화물 및 여객을 운송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정신과 리퍼(REEF)컨테이너(냉동 컨테이너)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올해 9천5백만TEU의 화물 물동량 달성을 앞두고 있다.

2012년 항로 개방 앞두고 생존경쟁

인천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 선사 10곳 중 가장 뒤늦게 출발한 점과 24시간이 넘는 긴 항로시간 등 단점도 있는데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의 항공료 인하와 오는 2012년 컨테이너 항로 전면개방 등을 앞두고 범영훼리 역시 치열한 생존경쟁 체제에 돌입,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이에 따른 범영훼리의 향후 대응책과 영구항의 비전에 살펴본다.

개항 4년만에 출입화물 50% 늘어

◇인천~영구 항로의 특징과 현황

인천~영구간 카페리 항로의 2006년 7월말 현재 수출·입 화물은 7천948TEU로 개항 첫해인 지난 2003년 3천55TEU에 비해 4년만에 48.9%나 신장했다.

여객수 또한 지난 2003년 1만7천599명이던 것이 지난해 3만9천290여명으로 늘어 약 21.7%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올해 7월현재만도 2만490여명이 범영훼리를 이용하고 있다.

영구는 동북지역에서 최초로 개발된 항구도시로 겨울철에도 얼지 않은 현대화된 항구로 손꼽히는 곳으로, 현재 연간 화물컨테이너 25만TEU를 처리하고 있으며 경공업과 방직, 기계 분야 등 40개 업종의 3천여개 기업이 상주해 있다.

특히 심양과 대련고속도로 2개가 맞닿아 있어 교통운수가 편리한데다 과학기술구에서 영구빠이췐 신항까지 새로운 고속도로 개설을 앞두고 있어 인천~영구항 화물항로를 이용하는 기업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관광할인·상품발굴 등 패키지 개발중

◇현안과 대응책

범영훼리의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는 항공업계의 운임료 인하에 따른 여객 운임료 조절에 있다.

현재 인천~영구를 주 2항차 운항하고 있는 ‘ARARFURA LILY 호’의 왕복운임료는 국내 항공사의 25~30만원에 비해 22만원(VIP실)과 16만원(1등실)으로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가격책정이 회사 내부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영훼리측은 점진적인 가격 인하를 신중히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더욱이 항공기에 비해 무려 20배 이상 소요되는 긴 항해시간을 보완키 위해 범영훼리는 노래방과 선상 도서관, 사우나시설 확충 등 각종 편의시설과 단체관광객 할인이나 단기간 여행상품 등 다양한 패키지 전략으로 맞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범영훼리 관계자는 “비록 긴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을 안고 있지만 단체 관광객이나 배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을 감안, 타 여행사와 협의를 거쳐 고객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중이다”고 밝혔다.

반면 범영훼리는 현재 다른 선박회사보다 비교적 많은 냉동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훼리측은 현재 1대의 선박에 9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이점을 부각시켜 냉동물류를 중점적으로 확장, 중국 현지기업에 홍보활동을 펼쳐 항로개방에 따른 화물량 확보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003년 22TEU에 불과하던 리퍼컨테이너 이용량이 2004년에는 898TEU, 지난해에는 995TEU로 증가하는 등 해마다 꾸준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황신섭기자 hss@kgib.co.kr

{img5,l,000}■맹의 범영훼리 부사장

대련보다 교통 편리… 발전성 높아

“영구항은 지역 특성상 요녕성의 중부지역으로 국내 내수 물동량이 주된 범위를 차지하는 요충지로 모래와 광석, 석탄 등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물동량의 10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맹의(孟意) 범영훼리 부사장은 “한국인 기업이 빠져나간 현 상황에서 중국과 한국을 잇는 경제 교두보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향후 영구항이 빠른 속도로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의 부사장은 또 주요 경쟁항인 대련항에 비해 교통의 편리성 등 영구항이 갖고 있는 여러 이점을 특색화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화객 증대방안의 일환으로 운임료를 낮추는데 있어 적정 마지노선 판단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항공료가 인하되더라도 소무역상인들의 배 이용률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일반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 대책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맹의 부사장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세관, 검역소, 출입국관리소 현장 협조체제가 부족과 선사의 요구기준을 예로 들면서 “중국정부의 주5일제 방침에 따른 일요일 통관도 융통성있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맹의 부사장은 “영구항은 다른 어떤 곳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앞으로 한·중국간 물류 중심의 디딤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선사 운영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신섭기자 hss@kgib.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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