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청의 권한강화를 위해 조직을 바꾸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할에 맞는 일부 개편은 있을 것입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민선4기 수장이 된 후 기자에게 한 말이다. 공고화된 관료조직의 변화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김 지사 당선 이후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 제2청에 변화가 감지됐었다.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전 도 고위 간부 공무원은 여론을 챙겨 보고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2청 내부에선 ‘희망’이란 두글자가 있었다.
어떻게든 변하지 않겠냐는 막연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일선 시·군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를 뼈저리게 절감하는 공무원들에겐 조직개편이 기다려졌다. 의욕이 있다고 해도 태생적인 한계를 넘지 못하는 간부 공무원들에게 제2청은 정거장이 된 지 오래다.
이렇기에 간부 공무원들도 적극적이진 못하지만 소극적 바램이나마 지니고 있었다. 공무원이란 직업의 1차적 의미인 일할 맛을 느끼겠다는 원초적 의지였다.
하지만 조직개편 결과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너무나 초라했다. 기능의 집중으로 제2청이 얼굴을 들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완전 헛된 꿈이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란 탄식을 넘어 ‘제2청 무용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제2청에 설치키로 했던 팔당수질개선본부는 업무효율 명목으로 본청에 두기로 했다. 여기에 경제농정국과 환경보건국이 산업경제국과 환경관리국으로 이름만 바뀐 건 공무원들의 비아냥을 사고있다.
일부 고위 간부들은 얼마전 이런 말을 했다. “김 지사가 그래도 제2청에 관심이 많아 팔당수질개선본부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버림받은 제2청은 오늘도 맥없이 갈짓자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조직의 폐단을 아예 거부하는 본청도 문제이고, 여전히 잠자는 목소리를 견지하는 제2청 윗분들에게도 있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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