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사랑 연기가 제일 힘들죠"

"사랑엔 정답이 없어서 표정도 몸짓도 수만 가지죠. 그래서 사랑 연기가 제일 힘들어요."

이성재가 '제일 힘든' 멜로 연기로 8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온다. 1998년 노희경 작가의 KBS 드라마 '거짓말' 이후 처음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 그는 31일 첫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극본 조정화, 연출 김종혁)에서 5살 때 캐나다로 입양돼 변호사가 된 노윤재를 연기한다.

핏줄에 대한 그리움을 빼고는 아쉬울 것 없이 잘 자랐지만 자신의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것을 목격하고 동생이라 자청하는 산호(엄태웅)를 따라 한국에 돌아온 뒤 톱스타 희란(김민정)을 사이에 두고 산호와 갈등한다.

"윤재 성격을 잘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는 착하고 정직한 사람인데 연기하다 보니 고집스럽고 귀여운 모습도 나오네요. 다만 5살 때 입양돼서 초반에 영어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원어민 발음을 불가능하니까 더빙을 하거나 영어 장면을 빼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조금은 줄었네요(웃음)."

치매를 앓는 어머니, 가난이 죽도록 싫었던 산호와 엮인 혈연의 끈은 금세 풀린다. 대신 모든 것을 잃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운명처럼 만난 희란과 희란을 좋아했던 가짜 동생 산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워낙 대중에게는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 '공공의 적' 등으로 알려진 터라 멜로 연기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심은하와 공연한 '미술관 옆 동물원'이나 김하늘과 호흡을 맞춘 '빙우' 등 멜로 영화가 그의 필모그래프에 많이 올라있으며, 그의 연기 영역은 액션ㆍ코믹ㆍ드라마 등 다양하다. 그런 그에게도 멜로 연기는 쉽지 않은 숙제.

"사실 사랑 연기가 제일 힘들어요. 액션 연기는 몸이 힘들 수 있지만 멜로에서는 감정 소비가 크거든요. 이번에는 지금까지 해온 역할보다 조금은 자유롭고 편하게, 열려 있게 연기하려고 해요.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게, 친근감 있는 인물로 다가가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드라마라 낯설지는 않을까. 드라마도 영화와 다를 바 없지만 빠듯하게 진행되는 촬영 스케줄에 마음이 급하다.

"현장에서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는 게 제일 힘들어요. 영화는 찍으면서 마음의 여유가 있는데 드라마는 대사 분량도 많고 여유가 없어서 아쉽죠. 가끔은 화가 날 때도 있죠. 이렇게 (급하게) 찍으면 반응이 좋더라도 미안한 거 아닌가 싶거든요."

'천국보다 낯선'은 MBC '주몽'과 맞붙는다. 타사 드라마의 시청률 고공행진에 SBS '101번째 프러포즈'가 시청률 7% 안팎에 머무르고 있어 같은 시간대 경쟁에 부담이 없을 리 없다.

"'주몽'이 시청률 40%를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면 솔직히 좀 그렇죠, 인간인데. 사실 제가 주연한 드라마 3편이 20%를 넘긴 적이 없었어요. 영화에서도 시청률처럼 관객 수를 늘 경험하게 되죠. 이젠 시청률보다 제 자신이 편하고 재미있게 찍는 즐거움이 큽니다."

/연합뉴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