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16일 전국 곳곳에서 인명사고와 산사태,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으나 '재난방송'은 이번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의 인터넷 홈페이지의 뉴스 게시판에는 이날 "재난특별방송이 부족하다"는 원성이 이어졌다. 네티즌 'todaygold'는 "지금 새벽 4시30분인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면서 "그런데 뉴스특보 등 재난방송을 왜 하지 않는가? (상황을 몰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KBS는 "태풍 '에위니아'가 상륙한 지난 8일 이후로 비상체제 하에서 재해방송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시간대별로 속보,특보 등을 계속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재난방송에 있어 속보는 재해가 구체화되기 이전에 짧은 편성으로 나가는 소식이고 특보는 재난 정도가 심각할 경우 정규 프로그램 중간에 긴급 편성되는 뉴스를 말한다.
KBS 1TV에서 이번 집중호우와 관련해 특보가 처음 방송된 것은 15일 오후 2시45분. 이후부터 시간대별로 특보가 나갔지만 정규방송 역시 계속됐다.
재해상황이 심각해진 16일 오전에도 '체험,삶의 현장'과 '퀴즈!대한민국' 등 정규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방송됐다. 정규방송을 전폐하고 본격적으로 뉴스특보를 이어가기 시작한 것은 오전 11시40분에 이르러서였다. 이에 대해 네티즌 'chohj5575'는 "지금과 같은 심각한 수준의 재난상황에 정규방송을 할 때가 아니지 않나,이건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며 시청자가 체감하는 위기감이 상당함을 전했다.
반복적으로 계속될 뿐 실질적인 재난대처 정보가 부족한 특보 내용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sic6756'라는 네티즌은 "똑같은 내용과 기계적 멘트만 되풀이하는 한심한 방송이 나가는 그 시간에 생사 기로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MBC와 SBS는 일부 정규프로를 빼고 뉴스특보를 내보냈지만 오락프로를 포함한 나머지 방송은 그대로 진행했다. MBC는 16일 방송이 시작된 오전 5시 이후 '고향은 지금' 등 총 4개 프로를 결방시키고 뉴스특보를 전했으며 SBS 역시 2개의 정규프로를 뉴스특보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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