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의원들이 “시민과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등원한 첫날인 지난 10일. 적어도 이날만큼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 시민들은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 정황은 이렇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안산시의회 의원 정원 22명중 한나라당 소속 12명, 열린우리당 소속 9명, 민주노동당 소속 1명 등이 각각 선출돼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이날 의원들은 임시회를 열고 제5대 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많은 시민들도 의원들만큼이나 많은 기대를 갖고 의회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등원 첫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당내 의장 후보 조율을 하지 못한 채 정회에 이은 정회로 방청석을 찾은 시민들을 실망시켰다. “의원들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회의가 지연돼 미안합니다.” 시의회 사무국 직원이 참다 못해 “우리가 할 일이 없어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줄 아느냐”고 소리치는 한 방청객의 호통에 어쩔 줄 몰라하며 마이크를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나라당 소속 김석훈 의원이 11표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집행부는 실속 있는 민선4기를 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안산시의회에 입성한 의원들은 개원하기도 전 자리다툼으로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번 의장 선출에 출마한 후보들은 의장 자리에 욕심을 내기 전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됐는지, 이성적인 판단을 저버린 건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의장이 누가 선출돼도 의회는 굴러간다. 하지만 보다 나은 안산시의회를 위해 의장을 선출하는 자리가 반목과 갈등을 빚는 새로운 구조로 변해선 안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답은 의원들 스스로 찾아야 한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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