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장 비서실장으로 L모씨가 지난 5일 임명됐다. 시장 취임을 전후해 일었던 비서실장 인물과 임명시기 등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비서실장으로 발령받기 전 그의 이틀간 행적을 두고 말들이 많다. 그는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3~4일 전격적으로 비서실로 출근, 시장 일정을 챙기고 업무를 보는등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동을 했다. 지난 3일 시청 2층 비서실로 첫 출근한 그는 시장 취임을 축하하려고 온 외부 인사들을 맞이했다. 더구나 그는 이날 시장을 인터뷰하러 온 모 기자에게 “누구랑 한 약속이냐. 시장님 일정이 바쁘다. 인터뷰를 빨리 끝내 달라”고 말하면서 성가시게 했다고 한다. 그 기자는 “마치 취조당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비서실장이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말 사전은 ‘내정(內定)’이란 (정식 발표나 절차가 있기 전) 내부적으로 정한 것이고 비서(秘書)는 요직에 있는 사람에 직속해 그의 기밀사무 따위를 맡아 보는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결국 그는 이틀동안 ‘비서실장 내정자’, 더 엄밀하게 말하면 민간인 신분으로 시장의 기밀사무 따위를 총괄하는 비서실장 노릇을 한 셈이다.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시민들과 공무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런 모습을 바라 봤을까. 인사권은 시장의 고유 권한이다. 시장은 자신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믿을 수 있는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쓰고 싶을 것이다. 비서실은 시민과 시장, 공무원과 시장 사이에서 과연 역할과 기능에 충실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
/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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