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수갑 채우게…”

싸이월드 광장 게시판에 ‘엄마 수갑사줘’란 제목의 글이 올라 왔다.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조카의 사연이었다. 이 글의 핵심은 조카가 엄마에게 “수갑을 사달라”고 했고 엄마가 이유를 묻자 “우리 선생님, 수갑 채워 경찰서에 보내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글이 올라 오고 나서 지난 20일 어느 교사가 기자에게 제보를 했다. 부천 S초등학교 모 교사가 촌지 100만원을 받고 장애아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학부모와 이 학교 운영위원장, 그리고 부천교육연대 사무국장 등이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촌지수수보다는 장애아에 대한 폭행과 인권탄압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장애아들에 대한 특수교육의 문제점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당시 게시판에 올린 글의 내용도 알려줬다. 촌지를 줬다는 부모의 자녀는 공부도 잘하는 성품이 착한 아이였다. 1학년때부터 4학년까지 줄곧 장애아인 박군과 함께 지내며 박군을 돕고 보살펴 줬다고 한다. 이 아이가 엄마에게 “친구를 짐승보다 더하게 때렸다”고 이야기하며 울었다고 했다. 그리고 “학교 가기가 싫다”며 이틀동안 학교를 가지 않았단다.

얼마나 선생이 무서웠으면 “학교 가기가 싫다”고 했을까 감히 상상이 간다. 특히나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 입에서 “수갑 사줘”란 말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을뿐이다. 싸이월드 광장 게시판의 이 글과 관련된 댓글이 4만여건에 이를 정도면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킬만한 사건이다. 정확한 진상 조사는 물론 철저한 수사를 통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장애아 박군의 고모는 이 글을 올리면서 마지막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의 잘못인지 장애아를 키우는 어머니가 죄인인지 아니면 이 나라 교육이 잘못인지를 묻고 있다. 그 답은 우리 교육의 현주소가 ‘이렇다’란 사실일뿐이다.

/오세광기자 skoh@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