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시장’ 서민 위한 시장되길

유화선 시장이 양주를 갖고 다니며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만들어 나눠 마신 사례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란 선관위 유권해석이 내려졌다. 파주시 선관위는 “지난 1월 L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양주를 가져와 폭탄주를 돌린 유 시장 행위는 선거법상 기부행위”라며 경고조치를 내렸다. 유 시장이 갖고 다니던 양주는 시민들은 구경도 해보지 못한 밸런타인 17년산으로 시가로 12만원이 넘는 고급 양주다. 소주로 치면 5~6박스에 해당되는 가격이며 2~3병을 마시면 무려 소주 18박스 정도 마신 셈이 된다. 결코 적지 않은 양이다.

계속되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며 앞날을 걱정하고 있을 때 유 시장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뒤로 한 채 양주파티를 벌여 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화중 군사독재시절 유래됐던 폭탄주 돌려 마시기 등 잘못된 음주문화를 바로 잡아 가야 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유 시장은 오히려 고급 양주로 폭탄주를 돌렸다고 하는 점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유 시장이 먼저 마시고 순번으로 돌아 가며 잔을 돌려 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마시지 않을 수도 없어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고쳐 나가야 할 음주문화인데도 유 시장은 오히려 본인이 술을 덜 마시는 방법중 하나라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을 술에 취하게 한 것이다. 유 시장으로부터 폭탄주를 얻어 마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재정자립도 50%, 부채 700억원 등이 말해주듯 아직 양주로 파티를 열 넉넉한 재정이 아니라는 현실을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유 시장은 양주로 술을 권하기 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살아가는 서민들을 생각하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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