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드라마 위험천만 제작현장…배우들 잇단 부상에 초치기 관행 논란

KBS 2TV ‘봄의 왈츠’(극본 김지연·황다은,연출 윤석호)가 주인공 서도영의 드라마 촬영 중 부상으로 17∼18일 결방됐다. 지난 10일 서도영은 극중 여주인공인 은영(한효주)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어온 필립(다니엘 헤니)와 싸우는 장면을 촬영하다 다니엘 헤니로부터 왼쪽 안면을 잘못 맞는 바람에 광대뼈 일부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올해 초 MBC ‘늑대’ 촬영 도중 스턴트맨이 몰던 차에 부딪혀 에릭이 부상을 입은 지 얼마되지 않아 드라마 촬영 중 배우가 다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한 것. 에릭은 당시 사고로 수술과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았고 ‘늑대’는 방영이 무기 연기됐다. ‘봄의 왈츠’는 2회분 결방으로 그칠 전망이지만 이번 부상으로 서도영 역시 수술대에 올랐다.

‘늑대’ 촬영 중 발생한 사고 이후 드라마 제작의 안전 불감증과 초치기 관행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으나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고 있다. 드라마 속 액션 등 폭력 장면도 배우들의 부상으로 이어질 만큼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봄의 왈츠’ 제작진측은 “서너번 리허설을 마친 상황이어서 서도영이 부상을 입을 거라고 예상치 못했다”면서 “배우들이 감정에 몰입하느라 리허설대로 진행하지 못해 벌어진 사고”라고 설명했다.

배우간 호흡이 맞지 않았더라도 광대뼈가 부러질 정도라면 제작진이 사전에 상대 배우 등에게 액션에 대한 주의를 줬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11일 방영분을 바로 전날 촬영한 초치기 관행도 이번 사고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리허설을 충분히 가질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늑대’나 ‘봄의 왈츠’처럼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요즘 드라마에는 아찔한 장면이 한 둘이 아니다. MBC 주말극 ‘진짜 진짜 좋아해’는 지난 16일 방영분에서 극중 주인공인 봉순(유진)이 서울역 앞 8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스턴트맨이 대역했지만 경찰에 촬영 신고도 하지 않았고 도로 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촬영이 진행됐다. 언제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드라마 제작 현실의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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