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옷을 입고 일본칼을 든 금와왕?…드라마 ‘주몽’ 의상 논란

다음달 8일부터 방영되는 MBC 드라마 ‘삼한지-주몽(朱蒙)’에서 전광렬씨가 맡은 금와왕의 의상과 장신구가 국적불명의 중국·일본풍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 의 ‘역사갤러리’ 코너에 오른 금와왕 사진에 대해 네티즌들은 “완전히 중국 제왕도에 나오는 거네. 방송국 사람들은 박물관이라도 한 번 갔다와라”(사탄2호), “복장은 중국,무장은 일본, 몸은 한국이니 이게 어느나라 패션인가?”(룬트슈테트), “금와는 세계화 추세 따른 다국적 패션이구나”(지나가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와왕의 사진을 본 부산외대 역사관광학과 권덕영 교수(48)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금와왕의 의상이 굉장히 어색하다”면서 “옷은 언뜻보면 중국풍이지만 일본 막부시대의 쇼군(무사)과도 비슷하다. 중국과 일본을 혼합해 놓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당시 동부여의 풍속은 고구려와 비슷했다”라며 “고구려 고분벽화 등을 보면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는데 드라마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의상을 좀 지나치게 만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권 교수는 “당시에는 손잡이가 둥글고 둔탁한 칼을 사용했는데 사진에서 금와왕이 들고 있는 것은 일본식의 날렵한 도로 보인다”라며 “금와왕의 머리모양은 전형적인 중국 진·한 시대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최근 역사 드라마를 흥미 위주로 화려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조금만 더 고심해서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의상을 만든 MBC 미술센터의 디자이너는 “당시는 부족국가 시대였고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라며 “특히 각 나라들의 의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소속된 나라들간의 차이를 강조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 했다”고 밝혔다.

또, 전광렬이 들고 있는 칼에 대해 “사진 촬영 당시 칼을 제작하지 못해서 소품으로 사용하는 것을 대신 사용했다”라며 이 칼은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사학과 교수는 "주몽이야기는 기원전에 있었던 일들로 현재 설화로만 남아있기 때문에 그 시대 상황을 누구도 확실히 알 수는 없다"라며 "그래도 중국식 비단옷을 입고 있는 것은 좀 어울리지 않긴 하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주몽’은 MBC가 창사45주년을 기념해 만드는 야심작으로 고구려 건국과정에서 활약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초록뱀미디어와 올리브나인이 공동제작을 맡아 제작비 300억원을 들여 모두 60부작을 만든다.‘허준’,‘올인’의 최완규 작가와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극본을 쓰고 ‘인어아가씨’의 이주환PD가 메가폰을 잡았다.

고구려를 세우는 주인공 주몽 역에는 ‘해신’을 통해 인기를 모았던 송일국이 캐스팅 됐고, 고구려와 백제 건국의 중심에 있는 여걸 소서노 역은 지난해 ‘굳세어라 금순아’를 통해 주목받았던 한혜진이 맡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여의 금와왕은 젊은 시절에 해모수와 함께 중국 한나라에 대항하지만 결국 해모수를 배신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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