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Dr.깽’,2002년 ‘네멋대로 해라’ 인기 이어받나

영화건 드라마건 한 작품이 성공을 하면 그 연장선상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게 마련이다. ‘형님 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 때문인지 전작보다 후작에 대한 평가가 더 냉정한 것도 사실. 그럼에도 ‘○○○의 뒤를 잇는다’는 작품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후광 효과’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어서일 것이다.

다음달 5일 시작될 MBC 수목드라마 ‘Dr.깽’은 2002년 방송됐던 MBC ‘네멋대로 해라’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 이후 드라마 출연을 고사해온 양동근이 ‘네멋’의 박성수 PD와 다시 만나 복귀하는 작품이기 때문.

소매치기(양동근)와 인디 밴드 키보디스트(이나영)의 천진하면서도 성숙한 사랑을 그렸던 ‘네멋’은 연출과 대본,양동근 이나영 신구 윤여정 등 연기자 전반의 호연이 어우러진 덕에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 대박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이후 인정옥 작가와 이나영이 다시 만났던 MBC ‘아일랜드’가 뒤를 잇겠다고 나선 적 있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현빈을 주연급으로 성장시켰고 마니아층의 지지를 얻었지만 전작에 비해 과해진 감정과 대사가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있었던 것.

그에 비해 ‘Dr.깽’은 ‘네멋’의 그림자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29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기자들에게 공개된 시사용 영상에서는 코믹하고 빠른 전개가 돋보였다. 드라마는 폭력배 조직에서 토사구팽 당한 양아치 강달고(양동근)가 정체를 숨기려 가짜 의사 행세를 한다는 내용. 같은 병원의 정의파 의사이자 달고와 악연으로 얽힌 유나 역은 한가인이 맡았다. 둘은 후반으로 가면서 가슴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

다만 시사본에서 유나와의 악연을 깨닫는 달고의 복잡한 표정만큼은 ‘네멋’의 고복수를 자연스레 연상시켰다. “‘네멋’에 대한 애착이 커 다른 드라마는 못할 것 같았다”고 털어놓는 양동근은 “이번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착한 인물이어서 버거울 듯 했지만 감독님이 현장에서 캐릭터를 창조해가자고 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틀에 갇히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얘기다. 전작의 호연과 감동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드라마가 성공작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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