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마다 응급실 등을 배경으로 한 병원신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직업이 의사인 인물도 꼭 한명씩은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이를 이용해 병원들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저마다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인 부산 좋은강안병원. 부산에서 신규 개원한 종합병원으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받으면서 홍보효과를 독톡히 누렸다. 지난해 7월 영화 ‘강력 3반’을 시작으로 ‘강적’, ‘눈부신 날에’ 최근에는 드라마 ‘Dr.갱’의 촬영이 진행되었다.
병원 관계자는 “촬영장소를 제공하면서 환자들의 볼거리 제공은 물론 병원의 홍보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건국대 병원은 영화 ‘새드무비’를, 일산 동국대병원+한방병원은 드라마 ‘루루공주’와 ‘그녀가 돌아왔다’, 중대부속병원은 ‘굳세어라 금순이’ 등의 촬영장소로 제공되는 등 종합병원의 활영협조가 활발하게 이루어 졌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병원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방영되고, 그 밖의 취재팀들이 병원을 찾아 자연스럽게 병원홍보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움직임은 개원가에서도 나타났다. 강남에 위치한 A성형외과는 영화 속 여주인공이 성형수술로 예쁘게 변화하는 장면을 촬영한 후 상담자 수가 10배 정도 늘었으며, 그중 수술을 결정한 환자들도 3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병원홍보에 꼭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피부과 클리닉 C병원은 얼마 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화 촬영장소로 이용 해 줄 테니 촬영비를 지원해달라는 요구였다. ‘영화만 잘되면 이쯤이야...’ 라는 생각에 무리를 해서 2000만원정도의 촬영비를 지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영화의 흥행실패와 함께 남은 빚 뿐이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금은 영화에 출연하는 스타나 영화의 흥행 기대여부에 따라 보통 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정도라고 한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영화촬영지 섭외로 브로커들이 개입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들을 통해 20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영화사500, 브로커 1500정도의 비율로 배분 된다고 한다.
D치과도 영화 촬영을 위해 영화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모든 임플란트 시술을 무료로 해 주었다.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촬영 전과 후의 병원은 달라진 것이 없다. 지원금이 아닌 서비스였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병원 관계는 말했다.
병원 사무장일을 하고 있는 A씨는 “인맥을 통한 섭외가 아닌 경우는 거의 영화 촬영조건으로 지원비나 협찬 등의 대가를 요구한다”며 “영화가 성공하면 큰 이익이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크게 손해를 볼 수 도 있다”고 귀뜸 했다.
그는 “거액의 지원금이나 무리한 협찬을 요구하면 일단 거절하는 것이 좋다”며 “드라마나 영화 촬영으로 병원의 막대한 이윤을 기대 하기보다는, 이미지 개선이나 환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무리수를 피하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 속 이미지가 좋으면 병원의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지만, 악덕한 의사나 병원 등으로 묘사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이미지를 떨어뜨리기도 한다”며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그 속에서 보여 지는 병원이나 의사의 이미지도 홍보효과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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