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연예인 2세들 “실력이냐 후광이냐”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리메이크작에는 고 남성훈씨의 아들 남승민이 출연 중이다. KBS1 인기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 출연하고 있는 이상원은 같은 드라마에 출연중인 이영하의 아들이다. 최근 연예인 2세들의 활동이 크게 늘면서 ‘실력이냐 후광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비중있게 활동중인 연예인 2세는 50여명. 공개 오디션에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일반 지망생에 비해 이들 2세는 부모 덕에 쉽게 연예계에 데뷔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누가 있나=연예인 2세의 부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덕화(이예춘) 허준호(허장강) 박준규(박노식) 독고영재(독고성) 최민수(최무룡) 등이 있다. 또 장나라(주호성) 남성진(남일우·김용림) 연정훈(연규진) 김주혁(김무생) 송일국(김을동)에 이어 하정우(김용건) 최규환(최주봉) 서장원(서인석) 백도빈(백윤식) 임영식(임하룡) 이지현(이덕화) 등이 대표적이다. 가수로는 최연제(선우용녀) 이루(태진아) 정철(나미) 이상(해바라기 이주호) 후(정운용) 등이 있다.

◇오히려 어려웠다=연예인 2세라는 꼬리표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연예인도 많다. 부모와 비교되는 데 부담감 때문. 부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을동은 아들 송일국이 무명 탤런트일 때 PD들이 “아드님 왜 그렇게 연기를 못합니까”라고 말할까봐 한동안 PD들을 피해다녔다고 털어놓았다. MBC 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 출연중인 최규환은 “학창시절 ‘한지붕 세가족’의 만수 아빠로 유명한 아버지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너희 아빠 만수 아빠지’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싸워야 했고 한동안 아버지의 얘기를 들으면 화부터 냈다”고 연예인 자녀의 고충을 고백하기도.

◇실력으로 승부한다=스타급 부모의 후원을 마다한 채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경우도 상당수다. 대표적인 사례는 김용건의 아들 하정우(본명 김성훈). 2세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워 가명을 사용한 그는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연극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남자 연기상을 수상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중인 임영식 역시 아버지 임하룡이 출연하는 영화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에 동반 출연을 제안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후광을 마다않겠다=반면 최근 쏟아져 나오는 연예인 2세들은 가족관계를 공공연히 밝히거나 데뷔 전부터 이를 홍보 수단으로 삼아 눈총을 사기도 한다. 이덕화는 딸 이지현의 데뷔를 위해 돕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고,연예활동을 준비중인 임예원도 임동진의 딸이라는 사실로 먼저 알려진 경우다. 가수 데뷔를 앞둔 후(본명 정태수)와 최근 1집을 발표한 멜로 브리즈 박상훈이 각각 그들의 뮤직비디오에 아버지인 정운용과 박근형을 출연시킨 것도 도움을 받은 사례다. 가수 이상은 아버지(이주호)의 히트곡인 ‘행복을 주는 사람’ 리메이크를 통해 데뷔했다.

◇엇갈리는 반응=김승수 배우학교 한별 교장은 “2세들은 연예계의 장단점을 거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는 사전교육이 필요 없어 긍정적”이라면서 “그렇다고 이들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고,뜨고 안뜨고 여부도 상황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부모 덕에 기회를 잡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추락하는 게 연예계 생존법칙이라는 것. 하지만 데뷔 과정에서만큼은 2세들이 부모의 혜택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일반인들은 배우나 가수가 되기 위해 몇년간 연기학원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기획사에 들어가더라도 3∼4년간 진땀을 빼야 TV에 얼굴 한번 내밀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 2세들은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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