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궁’(극본 인은아·연출 황인뢰)의 시즌2 제작이 결정됐다. 내년 겨울 방송을 목표로 다음 시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연결시키기 위해 처음 기획된 20회에서 최근 4회를 연장했다.
그동안 ‘파리의 연인’과 ‘프라하의 연인’,‘천국의 계단’과 ‘천국의 나무’ 등 전편의 컨셉트를 차용한 후속 드라마 제작은 종종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연출진과 주요 연기자 모두 후속편에 그대로 투입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첫 시도되는 시즌 제작인 만큼 미국의 ‘CSI 과학수사대’ ‘로스트’ ‘위기의 주부들’처럼 앞으로 드라마 시즌제가 활성화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MBC는 ‘궁’ 이외에 시골의사의 진솔한 경험담이 담긴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골간으로 한 시즌제 드라마 ‘시골의사’(가제)를 준비하고 있으며,외주제작사 에이스토리도 ‘종합병원2’ 제작을 검토 중이다.
속편 제작이 관행화된 영화에 이어 TV 드라마도 시즌제 형식을 본격화함에 따라 이같은 제작 형태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영화 ‘가문의 위기’와 ‘투사부일체’ 등이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 기록을 세워 ‘형만한 아우없다’는 속설이 옛말이 된 지 오래. 드라마 속편 역시 전편의 후광을 통해 시청자들을 환기시키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한 발 더 나아가 폭발력을 가지려면 전편에 또 다른 알파가 보태져야 한다. 전편의 흥행에 기댄 나머지 속편만의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면 오히려 전편에 흠집만 내고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
MBC 김사현 드라마 국장은 “‘궁’의 시즌2 제작을 안일한 제작 형태로 여기는 측면도 일부 있겠지만 좋은 컨셉트와 소재를 발굴했을 때 이를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라며 “속편 제작을 반기는 많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때 드라마 시즌제 제작이 적절한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내년쯤 선보일 ‘궁’의 내용에 대해서는 “주인공들이 대학생이 된 이후의 이야기 등 입헌군주제라는 가상현실 아래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