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바우어는 추적자들을 유인하다 적에게 발각돼 그들에게 붙잡힌다. 잭이 빼돌린 칩을 손에 넣기 위해 잭을 고문하는 추적자들. 그런데 고문에 견디다 못한 잭의 심장이 그만 멎어버린다.
당황한 추적자들은 잭을 다시 살리기 위해 심폐기능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이어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투여한다. 그러자 잭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지금 언급한 내용은 미국 FOX TV의 인기드라마인 24 시즌2의 에피소드 일부이다. 24는 하루 동안 일어나는 사건을 한 시간 단위로 쪼개 24편의 에피소드로 나눠 보여주는 참신한 구성의 미스터리 액션물로서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 시즌 5가 방영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특히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시즌2의 고문장면. 과연 숨이 멎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걸가? 아니면 주인공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일까?
에피네프린이란 부신수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아드레날린 또는 에피레나민 이라고 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양지혁 교수는 “에피네프린은 응급심폐소생술 시에 흔히 쓰는 약으로 보통 정맥을 통해 투입하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심장에 바로 주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양 교수는 “하지만 심장에 바로 주사하는 경우는 상당히 숙련된 경우가 아니면 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인 응급심폐소생술은 ABCD에 기도확보, 인공호흡, 심장마사지, 그리고 약을 처방하는 순서를 꼭 지켜야한다.
양 교수는 “드라마에서의 상황은 다소 과장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순서를 무시하고 바로 에피넨프린 주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영화 킹콩을 보면 거대한 킹콩을 생포하기 위해 사람들은 대량의 클로로포름을 쓴다. 킹콩은 처음에 클로로포름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사람들이 막대한 양의 클로로포름을 쓰자 결국 기절한다.
이외에도 많은 영화에서 사람을 기절시킬 때 클로로포름을 거즈나 손수건에 묻혀 입을 틀어막고 기절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아주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김진수 교수는 “일부 영화에서처럼 거즈에 클로로포름을 묻혀 사람을 기절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럴 경우 클로로포름의 대부분이 기화되기 때문에 코로 흡입되는 양이 많지 않아 마취를 할 때는 많은 농도가 필요하고 또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린다”고 전하면서 이런 부분은 영화적 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클로로포름은 과거에는 마취제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수술 중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간 손상을 일으켜 나중에 사망하기도 해서 요즘에는 마취제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영화 페이스오프를 보면 주인공인 경찰과 붙잡힌 조직폭력배의 두목은 서로 얼굴피부를 바꿔서 조직의 위치를 알아내려 한다. 이 얼굴피부 이식수술은 실현 가능할까?
피부이식은 같은 가족, 특히 일란성 쌍둥이끼리 해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위험한 수술이다. 설사 같다고 해도 얼굴의 표피만 들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얼굴 밑에는 각막을 비롯해서, 여러 기관들이 들어있는데 그 기관들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뿐더러, 영화에서는 둘의 얼굴 골격형도 맞지 않는데 그렇게 피부만 갖다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프랑스의 한 여성이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안면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개에게 물려 코와 입, 턱이 손상된 이사벨이 죽은 사람의 안면을 떼어 근육과 혈관, 신경, 피부를 연결하는 부분 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것. 하지만 수술로 인한 면역거부 반응은 해결해야 될 숙제로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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