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주최 혜담스님 고려불화 재현 국제학술세미나

“인도 불교미술, 고려불화로 화려한 꽃”

“고려불화의 화려함은 안료에 있습니다. 녹청과 군청 등 대부분의 색감을 안료의 원색을 사용합니다. 또 순금을 사용해 옷주름선과 유관선을 사용해 깊이를 더 했습니다”

경기일보가 주최한 혜담 스님 고려불화 재현 제5회 특별초대전(10~20일)과 함께 개막식이 열린 지난 10일 오후 3~6시 경기도 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종교예술과 영성’을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김재영 서강대 교수(종교학) 사회로 정우택 동국대 교수와 오구스틴 토타카라 크미 인도 다르마람대 교수의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네팔 불교와 만다라’를 주제로 나왕 라마 네팔대 교수와 ‘한 예술가의 생애에 녹아 있는 열정성의 이해’를 주제로 김소희 충주대 교수 등의 강연도 펼쳐졌다.

다음은 정우택 교수와 오구스틴 토타카라 크미 교수 주제발표 요약분이다.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정우택 교수)

고려불화는 채색에서 주(朱), 녹청(綠靑), 군청(群靑) 등이 기본색이다. 혼합보다는 안료의 원색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는 혼합할수록 색도가 떨어져 탁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특징은 금니(金泥)의 적절한 사용에 있다. 고려불화의 금색은 모두 순금이며 육신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윤곽선과 옷주름선, 각 부분 표면을 장식하는 문양 등을 금니로 표현했다.

이들 금니선은 바탕 면적의 크기와 색의 상태에 따라 때로는 가늘고 굵게 조절해 채색의 표현의도를 저해하거나 번잡스러워 보이지 않게 했다. 일본불화처럼 금박을 가늘게 잘라 붙이는 소외 절금(切金)기법을 고려불화에선 찾아 볼 수 없다.

묘선(描線)은 육신부의 경우 대부분 얇은 윤곽을 잡고 선을 따라 다시 얇은 주선(朱線)을 그어 나타냈으며 이중선 위로 엷게 바림해 입체감을 나타냈다. 법의의 윤곽과 옷주름은 얇은 먹선으로 묘사하든지 선을 따라 다시 굵은 먹선으로 강조했다. 대부분의 경우 그 선을 따라 금니선을 나타냈다. 금니선 마감은 일종의 하이라이드 효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고려불화의 문양은 매우 다양하다. 각종 문양은 표현되는 장소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지만 어느 정도 통일성이 엿보인다. 여래상의 문양은 가사에 ‘연화당초원문(蓮華唐草圓文)’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대의(大衣)에는 거의 모든 그림에 공통적으로 구름과 봉화의 운봉문이 표현되며, 치마에는 타원형의 연화문과 연화당초문 그리고 구름무늬도 간혹 선보인다.

◇인도 종교예술과 영성(오구스틴 토타카라 크미 교수)

인도에선 미술을 비롯한 예술작품의 영감이 종교에서 나왔다. 특히 인도 간다라지방에서 탄생한 불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

불교 미술은 기독교 미술과 달리 철학적인 컨셉으로 이뤄진 점이 특징이다.

결국 불교미술의 핵심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란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이같은 개념은 요가와 일맥상통한다. 요가가 동(動)적이지 않고 정(靜)적이듯 불교미술도 정적인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인도 철학의 요체가 그렇듯 불교미술의 핵심도 희생에서 출발한다. 불교미술이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계승되면서 고려시대에 이르러 찬란한 꽃을 피운 것은 의미가 깊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