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치자금 기부, 어떻게 볼 것인가?

어느덧 정치자금법이 제정된 지 사십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965년 제정돼 그동안 10여차례 손질을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고 지금은 정치자금에 대한 모든 사항을 규율하고 있다. 지난 우리 정치사를 돌이켜 볼 때 밝든 어둡든간에 이 정치자금을 둘러 싸고 벌어진 수많은 장면들이 떠오르는 건 비단 필자만이 아니다. 이처럼 현실정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정치자금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정치인의 정치활동에 필요한 돈이고 여기에는 당비, 후원금, 기탁금, 국고보조금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중에서 국민들이 정당이나 국회의원 후원회에 직접 기부하는 후원금과 선관위에 맡겨 정당에 골고루 배분하는 기탁금, 국가가 정당에 배분해주는 국고보조금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정을 꾸리기 위해선 가계비가 필요하듯 정치인 역시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 정치자금이 필요한 건 당연지사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 대다수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나 무관심으로 ‘정치자금’이란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정치자금 기부를 기대하거나 권유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평택선관위는 정치자금 1억5천여만원을 기탁받아 각 정당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했고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홍보사업을 추진하는등 정치자금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물꼬를 텄다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전국 선관위가 동시에 바른정치 후원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정치자금 기부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치자금을 기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정치자금의 투명성이야말로 깨끗한 정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 건 정치권에 대한 불신때문이다. 이러한 불신은 더 깊은 불신과 냉소를 낳을 뿐이고 결국 정치발전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과거의 음성적이고 탈법적인 정치자금은 이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고 법인이나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도 전면 금지된 이상 정치발전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국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둘째로 건전한 정치자금의 기부로 인한 공명선거를 들 수 있다. 불법 정치자금이 난무할수록 선거가 과열될 개연성이 높으나 정치자금이 투명하게 모금되고 올바르게 사용된다면 우리의 선거문화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깨끗한 선거문화를 이끌어 냈듯 유권자들의 기부금 한톨 한톨이 바른 정치문화의 토양이 될 것이기에 정치자금 기부문화가 하루 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본다.

끝으로 정치자금 기부에 따른 세제혜택을 들 수 있다. 현행 법규상 국민이면 누구든 후원금이나 기탁금 등을 낼 수 있고 정치자금을 기부할 경우 연말정산시 세액공제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을 돌려 받고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전액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정치자금 기부운동이 범국민적인 관심을 받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정성이 모여 큰 줄기를 이뤄 우리 모두 염원하는 깨끗한 정치의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흘러갈 수 있길 기대한다.

/노 태 리 평택선관위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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