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필요한 곳에 학교를, 공원이 필요한 곳에 공원을”
요즈음 미디어를 통해 흔히 들려 오는 문구중 하나이다. 이 말은 건설 회사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국가정책입안의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통계청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5년마다 한번씩 시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의 홍보를 위한 것이다.
최근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는 저출산, 청년실업, 빈곤층, 이혼율 등 급변하는 사회현상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도 인구주택총조사는 시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동안 10만여명의 조사인력을 투입해 전국의 1천600만가구를 대상으로 우리 나라에 거주하는 모든 내·외국인과 주택현황을 조사하며, 조사 결과는 정부 각 부처의 향후 정책입안에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인구의 연령분포를 분석해 보건복지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고,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사의 수급 문제와 각급 학교의 정원 및 교실문제, 노동부는 산업인력의 수급문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연금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활용될 것이다. 그리고 주택 관련 조사 결과를 분석해 주택과 도로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연구함은 물론이고 공원이 필요한 곳에 공원을 설치하는 정책입안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이와 같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정확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하고 신뢰할만한 통계가 생산됐을 때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정책도 효과적으로 입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조사원들의 질문에 응답 가능한 가구 구성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통계조사에서 많은 무응답을 제공하게 되거나, 가구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리인이 응답을 함으로써 잘못된 자료를 제공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지역은 조사원이 조사표를 가구에 배부하고 가구가 직접 작성하도록 하며 희망 가구에 대해선 인터넷을 통한 조사표의 작성도 추진한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는 정확성과 신뢰성의 확보를 위한 통계청의 역할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성실하게 조사원의 질문에 혹은 설문에 응답했을 때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인구통계와 주택통계가 생산될 수 있다.
정확하지 않은 응답과 조사의 회피는 잘못된 통계생산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며, 잘못 작성된 통계를 기초로 한 정책의 입안은 시행착오로 막대한 세금과 인력의 낭비를 불러오고 정부의 정책과 통계에 대한 불신을 함께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정부의 정책이 보다 효율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인구주택총조사의 성실한 응답이다. 이는 참여정부 정책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근 식 통계대사·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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