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가’의 ‘욘사마’로 상징되는 한류가 마침내 아시아를 넘고 태평양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실리콘벨리지역 여성들 대화의 중심에 한국의 드라마 ‘대장금’이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 드라마 CD 몇 장은 갖고 있는 것이 생활화되고 있다.
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스탠포드대학에서 학술 세미나를 마친 후 오찬으로 이어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후버 연구소의 여사무원이 나에게 “이영애씨를 참 좋아 하는데 잘 아느냐?”고 물어 왔다. 나는 깜짝 놀라 “당신이 어떻게 이영애씨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 여사무원은 “나는 요즘 한국 드라마 대장금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을 했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음식과 문화로 이어져 나갔다.
얼마 전 LA타임스에서는 욘사마 배용준이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인 브레드피트와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를 제치고 일본에서 CF왕에 올랐다는 보도를 하면서 자세한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이렇듯 1996년 TV드라마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불기 시작한 한류가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을 넘어 이집트로 이어져 가고 태평양을 넘어 멕시코로, 미국으로 다가 오고 있다.
21세기를 가리켜 문화의 시대라 한다. ‘문화강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문화가 있는 곳에 경제가 있다. KOTRA 하노이 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바이어와 상담할 때면 대부분이 일단 한국이란 나라에 호감을 느낀다. 그래서 타 국가 제품보다는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다.”
한국의 TV드라마가 한국 경제를 살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바람은 이미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 상품을 선호하고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단계에 까지 이미 접어 들었다. 결국 한류는 국가 이미지를 제고시켜 한국제품의 경쟁력을 크게 높여 주는 역할을 하여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대륙을 휩쓸고 태평양을 넘어서는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아시아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의 ‘한류우드’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지난달 멕시코 방문에선 멕시코의 장동건과 안재욱 펜클럽인 현지 여성 시위대들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들이 외국 방문시 경제활동을 위해 많은 경제인들과 동행을 한다. 이러하듯, 한류문화 확산을 위해 또한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외국 방문 시에 한류스타들과 동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문화중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우리는 한류를 통해 가질 수가 있었다.
일본 대사관의 후지야마 문화원장은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한국이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럴 경우 한류가 그 중심이 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이 한국이란 국적 자체를 의식하기 바란다”란 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한류가 아시아를 휩쓸고 태평양을 넘어가고 있듯 한국의 문화는 한·중·일의 중심에 설 수 있으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흐름을 우리는 반드시 만들 수 있다. 이미 ‘IT강국’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이 이제 ‘문화강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원 유 철 전 국회의원·스탠포드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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