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늘의 물을 지구접시에 담고

지난 3월 25일부터 일본 아이치현(愛知縣)에서 열리고 있는 만국박람회가 6개월간의 일정으로 9월 25일 마무리 됐다. 당초의 목표 관람객은 1천500만명이었으나 초반의 부진함을 극복하고 종반에 접어들면서 관람객이 쇄도해 2천만명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박람회에 한국관을 설치, 도자기를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들을 전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천도자기 명장들의 작품 코너와 판매장에 관람객들이 쇄도해 한국관 중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흐뭇했다.

이번 박람회의 공식명칭은 ‘2005년 일본 국제 박람회’(The 2005 World Expo, Aichi, Japan)로 장소는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약 20㎞ 떨어진 동쪽 언덕에 위치한 아이치현의 세토시와 나가쿠테정이다. 아이치현은 16~17세기 일본의 전국시대를 통일한 3명의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배출한 고장이기도 하다. 행사장 면적은 173만㎡(52만평)으로 참여대상은 121개국 5개 국제기구가 참여했다.

본 행사의 주제는 자연의 예지(Nature's Wisdom)이며 부제로는 우주 생명의 정보(Nature's Matrix), 삶의 기술과 지혜(Art of Life), 순환형 사회(Development for Eco-Communities)이다. 한국관은 본 행사장 내 각국 전시관 중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3~4시간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관람객이 성시를 이뤘다.

관람객들과 매스컴은 한국관을 ‘꼭 들러봐야 할 국가관’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Tree Robo는 금상을 받을 정도로 관객이 쇄도하고 있으며, 역동적인 모듬북 공연이나 민속공연 단청색깔이 아름다운 외부벽, 호랑이 한지 조형물, 그리고 오방색의 각 전시관 코너마다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고 특히 이천시에서 출품 전시한 도자기 명장코너에도 관람객이 크게 붐비고 있다는 박은우 관장의 설명을 들었을 때, 우리 방문단 일행의 마음이 공처럼 부풀어 올랐다. 이제 한국은 세계속의 으뜸으로 달리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방문단을 대표하여 방명록에 ‘韓國人의 自負心을 느낍니다. 一等韓國!’이라고 기재했다.

이번 4박 5일간의 여행 일정은 엑스포의 효과성을 확인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6개월간 만국박람회를 하면서 2천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하고 추진한 그 정성과 노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본 행사의 주제인 ‘자연의 예지’에 걸맞게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파빌리온을 친환경적으로 설계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원자재를 사용한 점이 돋보였으며, 하늘의 물을 받는 대형 접시 위에 세계 도자도시들의 소형접시 3만장을 담아서 모뉴먼트를 제작, 세계인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적으로 표시한 천수(天水)접시 아이디어는 가히 감동적이라 하겠다. 인생은 도처에 유청산(有靑山)이라! 다만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 그 자세에 달렸을 뿐이다.

/유 승 우 이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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