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중소·벤처기업의 마지막 선택

요즘 반월·시화공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는 부쩍 말 수가 적어지고,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공단 주변의 서비스업마저도 울상을 짓고 있어 불황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정부에서는 걱정이 없으며 아직 우리 경제가 견딜만 하다고 하지만 먼 메아리로만 들리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경제가 회생할 길은 없는가…. 이대로 기업들이 주저앉아야 하나, 정부도 급해져서 반월·시화공단 지역에서 자주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긴 하지만 뾰족한 묘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역혁신체제 및 클러스터가 기업을 살릴 수 있는 활로라고 기업인들을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가 과거처럼 처방을 내려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지방 정부도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기업은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단계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기업의 경쟁력은 그 기업의 최종 제품의 경쟁력으로부터 나온다. 이 제품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어려워진 세상에 직면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을 보면 아직 이러한 경쟁체제를 완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여러 가지 사항이 있겠지만 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총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마다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라도 자기의 아이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목적을 세우고 경쟁요소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전문인력 및 정보가 부족하여 난감하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주변의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전문인력은 대학교수, 국가연구소 연구원, 대기업의 연구원 및 전문가 등 다양한 인력들이 있으므로 자기 기업에 맞는 전문가를 선정해 도움을 받아야 하며 중소기업의 활로를 찾는 마지막 선택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의 산·학 협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많으므로 어느 시기보다 대외 전문가와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성숙되어 있으므로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의지가 중요하다.

산·학 협력은 기업의 참여 의지와 더불어 대학 및 연구기관이 지원이 잘 융화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대학 및 연구기관이 기업 특히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현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산·학 협력이 관행처럼 이어져오는 대학 및 연구기관이 “갑”이요, 기업이 “을”인 정서가 뒤바뀌어 기업중심, 성과중심으로 산·학 협력이 수행되어야 한다. 기업의 열악한 R&D 환경에 맞추어 대학 및 연구기관이 변화해야 한다. 즉 눈높이를 기업에 맞춰 기업이 요구하는 기업 매출과의 연계에 산·학 협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산·학 협력에 또 하나 성공요인 중에 하나는 정부의 관심이나 기존 대학에서 산·학 연계의 실효성이 낮은 것은 대학의 핵심인 교수들이 산·학 연계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산·학 연계 실적을 대학 교수의 평가 대상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향후 국내 중소·벤처기업은 기술격차가 심한 선진국의 중소·벤처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며 기존 아이템은 후발 개발도상국에 넘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1사(社) 1아이템 갖기에 전력을 다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으로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동훈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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