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많은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비극적인 달이기 때문이다.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처참한 동족상잔뿐 아니라, 이 전쟁으로 왜곡된 반공논리를 통해 우리의 인권이 말살되고 우리 현대사가 질곡 되어 왔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에겐 정말 끔찍한 비극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 6월15일이라는 사실에서 개인적이긴 하지만 6월은 어쩜 우리 민족에게 다소 위안과 희망을 주는 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올해의 6월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에 아주 중요한 달이 될 것 같다. 최근 밑도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6월 위기설이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위기설 이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3차 6자회담이 열린지 1년이 되는 금년 6월말까지 북한이 만약 6자회담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북제재에 착수하고 이에 북한이 반발하여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심화되어 일대 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이 골자이다.
심지어 최근 북한 지하 핵실험설 보도와 맞물려 6월 전쟁설로 증폭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11일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서 한일 정상회담, 남북장관급 회담 등은 우리 한반도의 미래가 평화와 번영의 희망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위기와 파국의 절망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6월은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갖게 될 것이다. 하나는 부정적인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이에 미, 일 등이 주축이 되어 북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 대북제재에 나설 경우 북한고립이 심화되며, 남북관계가 중단 되면서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내용인데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북핵문제 해법을 평화적으로 마련한 후,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 되면서 북한의 경수로 사업이 재개되는 경우이다. 우리는 아마 6월의 두 가지 중 어느 한쪽의 시나리오를 현실에서 직접 읽게 될 것이다.
지난 5월,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미국의 북핵 유엔안보리 회부 움직임 등 불행한 조짐들이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터져 나온 남북차관급 회담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줄기 실낱같은 희망을 던져준 전환점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남북회담을 통하여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미, 일 등을 설득하여 우리가 준비한 획기적이고 중요한 제안을 관철시켜 나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6월 북핵문제 해결이 우리민족에게 중요한 까닭은 이것의 해결 없이는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경제중심 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한걸음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그를 위한 6자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짜는데 그 첫 걸음이다. 6자회담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핵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인식도 마찬가지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샌디 버거는 북핵문제야 말로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난달엔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 후버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월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국제연구소 강연을 통해 북핵문제는 미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표현까지 하였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회담을 통하여 바람직한 남북발전 관계의 모델을 만들어내고, 6자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북한에게, 그리고 미국에게 각기 우리의 대화채널과 영향력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국익과 민족의 이익을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은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 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강한 기조위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6자회담 틀 속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경제교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미·일·중·러와 함께 동북아 평화 협력 체제를 만들고 추진하는 동시에,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한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를 건설하는 평화번영정책을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원유철 전 국회의원 <美스탠포드大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美스탠포드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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