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하여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곧 나보다 남을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요즘들어 중·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사회봉사를 이수단위로 계량화하여 이를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성적 때문에 봉사시간만 때우거나 실제 봉사를 하지 않고 도장만 찍어가는 경우가 있어 말썽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더불어 살아가기를 배우게 하는 것 같아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카터 대통령의 경우 재임시절보다 오히려 퇴임한 다음 더욱 존경을 받고 있다. 대통령 재임시 그는 세계의 인권을 개선하려다가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혀 실패하는 등 성공한 대통령은 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퇴임한 다음 자신의 이름을 딴 공익재단을 설립하여 세계의 분쟁을 해결하려는 운동을 시작하였고, 특히 일년에 일주일씩은 전세계의 집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에 동참하고 이기간동안 만큼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톱질을 하고 못을 박는다. 말하자면 세계 최정상의 미국대통령을 거친 다음 인류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등 가장 높은 자리를 꿈꾸고 있지만, 카터 대통령의 삶은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봉사라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보호관찰소에서는 경미한 범죄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법원에서 부과한 사회봉사명령을 집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사회봉사를 집행하는 목적은 범죄자 자신에 대한 근로정신 함양, 범죄피해의 사회배상과 속죄, 범죄자의 처벌효과를 거두면서 구금에 필요한 예산 절감 등이 있으나 필자는 이중에서도 범죄피해의 사회배상과 속죄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의 한국을 짊어질 사람은 청소년들이나 어린 학생들이다. 그들이 방학이나 주말 등 여가시간을 학습이나 가족들과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PC방 등에서 게임, 오락을 즐기거나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게 할 그들에게 초등학교때부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봉사제도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함이 필요한 시기이다.

/천 종 범 의정부보호관찰소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