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성별영향평가 정착돼야

시사 용어 퀴즈 하나! ‘성인지성, 또는 성인지적 정책’이란?

이에 대해 정확한 답을 할 수 있다면 상당한 시사 정보 민감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 이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을때 어떤 이는 우스갯 소리로 ‘성인지 이름인지’, 아니면 ‘성인 지적’ 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정답은 ‘성 인지적’인 정책을 말한다. 쉬운 말로 양성평등 정책이다.

이는 최근 여성정책의 중요 관심사로 정책의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의 전 과정에 ‘성을 인지한’ 관점, 즉 여성과 남성의 입장과 경험을 고루 반영하는 것이다. 보건, 교통, 건설 정책 등 모든 주요 정책에 성 인지적 관점을 반영한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이다.

필자가 여성부에서 이 정책 입안에 참여하고 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반박은 정책에 남녀 차이가 대체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었다. 남녀 관계없이 좋은 정책을 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별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건정책의 신약 승인과정에 필수적인 임상연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남성만을 대상으로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유는 여성의 호르몬 변화와 임신 등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발된 신약이 여성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끼친 사례가 있어, 캐나다의 경우 1996년부터 신약 임상시험에 반드시 남녀를 포함시키도록 하였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보건복지부의 암 관리 정책에 대해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본 결과 조기암 검진 사업에서 남녀별로 미검진 이유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이유로 검진을 받지 않는 반면, 여성은 비용을 주된 장애요인으로 응답했다. 따라서 조기검진율을 높이는 방안은 남녀별로 달라져야 한다. 남성에게는 조기 암 검진의 필요성과 보건교육을 강화하고, 여성에게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음을 홍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남녀 차를 고려한 세심한 접근이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것이다.

작년 중앙 부처부터 성별영향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서 시범 운영했고, 올해부터는 전 부처와 지자체로 확대되었다. 경기도도 성별영향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기본 계획을 마련하였다. 전국 어느 지자체 보다도 여성정책이 발전적이라고 평가받는 경기도에서 이 성별영향평가 시스템이 잘 정착되어 여성정책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 정 아 道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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