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미주동포의 정치참여와 통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인물보다는 성경띠(Bible Belt) 전략으로 예상을 뒤엎고 남부표를 싹쓸이한 부시 후보가 케리 후보를 누르고 당선 되었다.

부시는 자신은 대통령후보 이전에 그리스도의 명령을 받은 복음의 선교사라고 공표를 하면서 지지자들이 내놓은 자금은 정치자금이 아니고 신성한 선교헌금이라고까지 하면서 남부의 표와 돈을 결집하였다. 미국의 유권자를 보수와 진보로 나누고 그 격차를 벌려서 보수계의 표만을 확보하여 당선이 되었다.

전쟁을 정치처럼 수행하는 신보수주의자(Neocon)들의 권력이 공고화되었다. 앞으로는 백악관 조찬기도회시 기도제목이 곧바로 정책으로 결정, 시행될 것 같다. 세계의 모든 분쟁지역엔 전쟁의 빨간 불이 켜지게 되었다.

그러나 본토가 처절하게 공격당한 시민들의 분노와 위기감은 민주당의 어떠한 정치인도 전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였다. 9·11 바로 다음 날 백악관 안보대책회의에서 울포비츠 국방부차관이 곧바로 이라크 공격을 주장한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환경, 인권, 평화 등의 이슈가 순식간에 전쟁으로 바뀌었다.

그러면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동안 이들은 미국사회의 참여보다는 본국의 정치권력에 참여하는 것에 집착하였다.

그러나 2004년 현재 미국 속의 한인들의 인구를 볼 때 한인 동포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주류 정치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 또 9·11 테러를 당하면서 미국 속의 소수계가 깨달은 핵심은 이 곳에서 시민으로 살고 있지만 자기의 모국과 운명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미국 내 한인들의 운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로 되는 한반도의 안정이 결국에는 미국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평화를 위하는 일이고 이렇게 되어야 우리의 안전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모국을 떠나서 살고 있지만 한국인은 공동운명체이다. 각 인종은 세계 속에서 공동운명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마침 참여정부에서 한미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선 정부는 재미동포정책으로 해외동포를 21세기 국가발전전략의 틀 속에서 하나의 주체세력으로 전제하고 역학론적으로 정책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의 공유로 국경이 무시되고 세계가 하나의 문화로 집결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해관계를 놓고 민족단위로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 내 인종들이 그렇게 생존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9·11 이후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과 북한 관계를 어떻게 한국의 중심으로 변화 발전시켜나가는 가에 달려 있다. 이것을 위해서는 한국 내 미국시민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미국 속의 한인 200만은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정말로 보물 같은 존재이다. 미국시민의 입장에서 유권자의 입장에서나 주류 정치인을 압박하는 일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200만 미국동포의 정치세력화는 미국 내 한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하는 일에 앞서서 한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위하여 더 긴급한 일이다.

/노 태 구 경기대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