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을유년을 맞이하며

2005년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긴 고난의 통로를 빠져 나오듯이 을유년 새해에는 모두가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나무젓가락의 힘을 보여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예로부터 세상이 각박하고 힘이 들 때 가장 큰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준 것 중 하나가 문화예술의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 문화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심신이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전문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재능을 통하여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머리를 식히러 간다는 말이 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 있을 때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하여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의 힘이다. 이러한 예술의 힘은 작가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의 적극적 지원 아래서 더욱 발전 할 수 있다.

한나라의 문화적 수준을 알 수 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작가들에 대한 지원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을 가지고 작가들을 지원해 줄 때 비로소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이제는 지원 방법을 바꾸어 보기를 희망해 본다. 행사가 끝나고 나면 영수증 정리에 정신을 쏟기보다는 어떤 분야의 작품이 호평을 받았는지,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구상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시행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전시나 공연을 하기 위한 공간의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거나 관람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재원을 다음 작품에 자연스럽게 투자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작가도 자신의 작품세계를 발전시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대중적 작품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새해에는 정말 모두들 바라는 바가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김 동 훈

한국건축가協 경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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