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쯤이면 TV, 라디오, 신문 등 모든 대중매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연말연시(年末年始)가 아닐까 한다. 한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해를 준비하고 맞이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다루는 내용들을 보면 너무나 대조적인 내용들이 많다.
지난주 초에는 많은 방송매체를 통해 장애를 가진 부부가 두명의 자녀에게 먹을 것을 주지 못해 큰아이는 굶어죽고 작은 아이는 생명이 위급한 상태라는 보도를 전했다. 또한 어느 노부부는 자신의 질병을 치료해준 의사가 너무나도 고마워 100억원대의 주식을 병원에 기증했다는 보도를 보았을 것이다. 연말연시를 맞이한 이때 우리는 이러한 상반되는 내용의 보도를 많이 접하며, 마음을 때로는 훈훈하게 또 때로는 안타깝게 만든다.
1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사는 경기도는 인구수로 본다면 전국 1위다. 그러나 인구수보다는 인구수 비례만큼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또한 1위가 되었으면 한다.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길거리를 지나치면서 자선냄비가 보이면 적은 금액이라도 넣고 싶고,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실시하는 가두모금을 보면서 잔돈을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각종 TV, 라디오, 신문에서 모금활동에 관련된 보도를 보면서 연말연시에 일시적으로 모금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연중 캠페인을 통해 지속적인 모금을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기업체는 연말연시를 맞아 내는 후원금과 함께 회사 이익의 사회로의 환원을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국민들은 이웃을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모금비용중 기업체의 비율이 80%를 차지한다. 반면 기부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는 반대로 개인의 비율이 75%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국민 개개인이 이웃을 생각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성숙된 나눔의 문화와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 전통문화도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두레’정신과 같이 한마을에 사는 이웃에게 애경조사 혹은 도움을 필요로 할때 대가없이 내일처럼 해결해 주고 함께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큰 전통중의 하나가 이런 이웃을 위한 나눔의 정신이 아닐까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아래 윗집과는 인사를 나누며 살고 있는지. 우리 동네에 어렵게 사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은 없는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
/이상구 월드비전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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