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부터 3일 동안 부산에서 ‘지방분권과 자율의 시대를 선도하는 도서관’이란 주제로 도서관대회가 열렸다. 금년에는 규모도 커졌을 뿐 아니라 세미나장마다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내용도 알차서 도서관이 전과 다르게 활성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의 불명예를 벗어나기에는 아직 그 발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471개로 도서관 당 인구 10만 3천명, 일인당 장서 0.7권인데 비해 도서관 수가 800개인 덴마크는 도서관 당 인구는 7천명, 일인당 장서 6.12권으로 아예 비교 대상이 되지 않고, 일본은 공공도서관 수 2천681개에 도서관 당 인구 4만7천명이고 일인당 장서는 약 2.4권에 달한다.
우리나라 도서관의 역사가 일본 식민지 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 한국전쟁으로 나날의 생활이 힘들만큼 나라가 피폐해졌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오늘 도서관이 다른 부문에 비해 낙후되었다고 할 만큼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진국이 경제적 성장을 이룬 후에 도서관을 지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에 선행하는 투자로 여기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지식인 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발전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 도서관의 처지는 사실상 우리 사회 교양의 수준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지금 우리 국민은 몹시도 책을 읽지 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사회지도층도 책을 도외시하기는 마찬가지다.
180만권의 장서와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국회도서관을 이용하는 국회의원은 하루 평균 8명 정도라고 한다. 행정부처의 행정자료실도 이용률이 낮기는 마찬가지이다.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해 본 사람이 적으니 도서관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도서관 정책에 관심 또한 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도서관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글을 통해 읽는 것 보다는 일단 도서관에 가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통계를 보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인들은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기대를 넘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책 읽는 기쁨을 누리면서 보다 나은 도서관을 위해 힘을 모으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경기도사이버중앙도서관의 도메인은 www.golibrary.go.kr이다.
/표신중 기전문화대학 미디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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