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수도이전, 풍수도 좋지 않다

우리 정국이 신행정수도 이전 찬반으로 국론이 분열된 것은 불행한 일이다. 여기서 사전적 의미로 ‘천도(遷都)’란 도읍을 옮기는 일이다. ‘도읍(都邑)’은 한 나라의 수도, 즉 서울이다. 정부에서 천도라고 하지 않고 신행정수도 이전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행정의 총수, 곧 대통령이 집무하는 장소(청와대)를 옮긴다면 바로 천도이다. 신행정수도 이전 운운하는 것은 당치 않다.

더구나 천도는 예부터 ‘천도(天道)’라고 했다. 하늘이 ‘때(時)’를 일러 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은 그 시(時)를 논할 때가 아니다. 만일 국민이 찬성한다 하여도 정부계획대로라면 2007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 우선 때가 좋지 않다. 착공 원년인 2007년은 노무현 정권의 임기말이다. 그 때는 누가 정권을 잡을지 미지수다. 더구나 정부가 이전하는 2012년이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불가 상태다. 혹 남북통일이 될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수도가 한반도 남쪽에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풍수지리는 자연원리를 이용하여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에 무궁한 발전을 기여하는 자연과학 학문이다. 인륜대사, 특히 국가대사는 자연의 섭리를 역행해서는 안 된다. 풍수지리상 공동체(국가) 운명은 양기(陽氣·陽宅)의 영향을 중시한다. 한반도의 양기는 바로 서울에 있다.

우리나라 서울은 세계적인 대명당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조선초기에 흉지인 경복궁(현 청와대)터를 길지로 잘못 판단하여 임진왜란 등 온갖 불행을 거듭했다. 따라서 대다수의 한국풍수연구가들은 금번 신행정수도 이전지로 예정된 충남 연기·공주 지역을 풍수적으로 길지(吉地)라고 보지 않는다. 서울의 50분의 1 밖에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느 장소에 청와대가 건립되느냐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엇갈린다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풍수연구가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수도는 반드시 국토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남산 등이 도심을 사시사철 푸르게 하고, 깊고 맑은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서울을 한 국가의 도읍으로 외면한다는 것은 화(禍)를 자초하는 일이다. 그래서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서울 다른 곳이나 기전지역(畿甸地域)으로 청와대를 새로 건축해야 한다는 이른바 ‘청와대 신축 이전론’이다. 시운(時運)에도 풍수(風水)에도 적합하지 않은 신행정수도 이전은 백지화해야 한다.

/박민찬 풍수지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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