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이 끝나고 거의 넉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뭘 했을까. 한 2주간 임시국회 치른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는 듯. 그래도 변변한 휴가도 안가고 매일같이 의원 사무실을 지키고 앉았었으니 뭔가는 했을 것 아닌가.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바뀐 고정관념 중에 하나는 국회의원은 월급이 아깝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하는 일 없이 국민 세금만 축 낸다는 국회의원. 그간 6월과 7월에 각각 5백여만원의 세비를 받았다. 물론 세금 떼고 뭐 뗀 금액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액의 급료지만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액수다. 우리 당의 한 의원은 월급쟁이 생활을 해 왔는데 그때보다 영 적다고 시큰둥 한다. 나 역시 방송 생활보다는 턱없이 적다. 세비의 형식이지만 월급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내가 감히 국회의원 월급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배짱 좋게 말하는 것은 국회의원 대부분은 자신의 급료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국회의원이 뭘 그렇게 했는데? 아니, 열심히 일 했는데 경제가 이꼴이야? 소릴 내 지르실지 모른다. 경제에 대해선 할 말 없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초선 의원 혼자 힘으로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라고나 할까.
나의 요즘으로 돌아가면 휴가도 못가고 매일 오전 9시까지 사무실에 출근을 한다. 일도 일이지만 나의 아내와 딸이 보기에 출근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의원이란게 역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직업은 아니구나하고 생각할까여서다.
9시에 출근해서는 오후 6시까지 꼬박 뭔가를 한다. 홈페이지 정리도 하고 정기국회 자료 정리도하고 회의도 하고 지역 민원도 챙기고 정부부처를 방문도 하고 또 의원 사무실에서 보고도 받고 요즘 인기 있는 싸이월드에 들어가 젊은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물론 밥도 먹고 아무튼 6시가 금방 된다.
이 더운 여름 월급 값하려고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지역에선 요즘도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난리다. 아마도 내가 인기가 좋은가 보다. 주로 쓰는 표현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아직도 등산 버스 출발 때 와서 인사해라, 일일 찻집, 바자회, 동창회 등등에 참석해라.
어느 지역 의원은 지역에서 자꾸 부르니까 “국회의원이 나라 일 하는 사람이지 지역 일 하는 사람이냐”고 말했다가 떨어지고 말았다. 용기는 가상했으나 그것은 의원 입에서 나와선 안 되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의원회관 곳곳에는 방을 지키고 앉아 보좌관, 비서들을 들들 볶는 의원들이 많다. 이제 국회의원은 어깨에 힘주고 어영부영 대접만 받는 시절은 아닌 듯 싶다. 요즘 대부분의 의원들은 월급 값은 하며 산다.
/한선교 국회의원(용인 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