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경기

■화씨 9/11

대선을 앞둔 미국 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이 22일 국내 개봉한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는 반 부시, 반 이라크 전쟁이라는 정치적 깃발을 높이 치켜올리며, 부시행정부가 저지른 이라크 전쟁의 허상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어 파병반대운동이 불붙고 있는 국내 여론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제목 ‘화씨 9/11’은 그린 레이 브래들리의 소설 ‘화씨 451’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에서 ‘화씨 451’은 책이 타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하는데, 마이클 무어 역시 ‘화씨 9/11’을 통해 미국사회가 부시가 교묘한 여론조작을 통해 조장한 테러의 공포속에서 진실이 어떻게 화염에 휩싸여 사라져 버렸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이클 무어는 영화에서 직접 내레이션을 하며 시종일관 부시를 신랄한 독설로 조롱한다. 부도덕하고 오만한데다 머리까지 나쁜 멍청이라고 비아냥댄다.

영화는 부시가 집권한 이후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보여주면서 부시가 얼마나 잘못된 판단과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여왔는지 집중 공격한다.

영화는 치열했던 2000년 미국 대선부터 시작한다.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한 무능한 부시가 플로리다에서 부시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던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백악관 주인이 된 것은 ‘허구의 선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미국선거를 비꼰다.

그리고 나서 부시 일가와 그 측근, 그리고 부시와 가까운 친구들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가와 빈 라덴 일가와 개인적으로, 사업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유착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폭로한다.

이어 2001년 9월11일 뉴욕시간으로 오전 8시 45분 9·11테러가 발발했을 때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부시가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받았다는 보고를 받고도 동화책을 읽으며 무려 7분 동안이나 어찌할 바를 모르고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시간의 경과까지 자막으로 삽입하며 놀린다.

영화는 또 9·11테러 직후 미국에 있던 빈 라덴 일가가 FBI의 기초조사 조차 받지않고 백악관의 도움아래 특별기편으로 유유히 미국을 무사히 빠져나간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부시 일가와 빈 라덴 일가의 연관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미국 의회 의원들이 법안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애국법’을 제정하면서 미국 사회 전체가 테러의 공포에 사로잡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희화적으로 보여준다.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빈 라덴을 잡지도 못한 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데 이어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와 ‘이라크-알 카에다의 관계’를 명분으로 단 한명의 미국인을 죽이지도, 미국 영토를 공격하지도 않은 주권국가 이라크를 폭격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또 ‘이라크 전쟁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라크 석유에만 혈안이 된 미국 기업가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분노를 자극한다.

영화는 이라크 전쟁에서 아이를 잃은 한 어머니가 “아들을 살리고 싶다”고 절규하며 “내 아들을 이라크에 보낸 것은 알 카에다가 아니라 미국정부”라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마이클 무어는 누구’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씨 9/11’을 만든 마이클 무어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논픽션 작가. 늘 낡은 운동모자와 티셔츠를 걸치고 나타나는 이 비만의 중년감독은 1954년 미시건주 플린트라는 가난한 마을에서 자동차 공장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때까지 줄곧 종교교육을 받았고, 한때는 성직자가 될 꿈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학교교칙을 둘러싸고 학교당국과 마찰을 빚은 후 18살에 자신이 속한 학군의 교육위원회에 출마해 교육위원으로 당선돼 미국 최연소 선출직 공무원이 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갔으나 학교생활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그만둔 후 22살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안 신문인 ‘플린트 보이스’를 설립해 문제의식을 키웠다. 그가 전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미국 고등학교의 총기난사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다. 그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부시를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쳐 유명세를 탔다. 이 영화는 2002년 칸 영화제에서 55주년 기념상을 받았으며,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해외영화상을 수상하며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드물게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1989년 제너럴 모터스사가 자신의 고향 미시건주 플린트에서 자행했던 다운사이징의 파괴적인 결과를 묘사한 ‘로저와 나’를 만들었다. 감독이외에 그는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논픽션 작가이기도 하다.

■살인영화, 실제사건에 영향 미칠까…

연쇄살인범 유씨 집서… ‘공공의 적’ 등 DVD 발견

‘살인의 추억’이나 ‘공공의 적’처럼 엽기적 살인을 다룬 영화가 실제 사건에 영향을 미칠까?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최근 용의자 유영철씨가 검거된 연쇄살인사건이 ‘서울판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면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연쇄살인사건’이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는 것은 오랜 기간 미궁에 빠졌던 사건인데다 살해수법도 엽기적이기 때문이다. 노인 살해사건은 10개월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으로 자칫하면 화성의 경우처럼 더 오랜 기간 미궁에 빠질 뻔했다. 전기톱을 이용해 시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것도 여성의 음부에 과일을 집어넣었던 ‘살인의…’ 이상으로 끔찍하다. 유씨의 집에서 발견된 10여장의 DVD 중 하나인 ‘공공의 적’ 또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노인들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살해동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외국영화 가운데 연쇄살인을 다룬 것으로는 ‘머더 바이 넘버’(고등학생들의 연쇄살인), ‘양들의 침묵’(피부가 벗겨진 채 시체가 발견되는 연쇄살인), ‘세븐’(성서의 ‘일곱가지 죄악’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살인사건), ‘키스 더 걸’(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H’(최면을 이용해 계속되는 살인), ‘거울 속으로’(재개장 직전 백화점의 연쇄살인) 등이 연쇄살인을 다뤘으며 최근 개봉작으로는 ‘페이스’(복안을 이용해 지워진 얼굴을 복원)와 ‘거미숲’(시골 숲의 외딴 집에서 발견된 남녀의 시체) 등이 있다.

외국영화 가운데 연쇄살인을 다룬 것으로는 ‘머더 바이 넘버’(고등학생들의 연쇄살인), ‘양들의 침묵’(피부가 벗겨진 채 시체가 발견되는 연쇄살인), ‘세븐’(성서의 ‘일곱가지 죄악’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살인사건), ‘키스 더 걸’(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등이 있다.국내에서는 ‘H’(최면을 이용해 계속되는 살인), ‘거울 속으로’(재개장 직전 백화점의 연쇄살인) 등이 연쇄살인을 다뤘으며 최근 개봉작으로는 ‘페이스’(복안을 이용해 지워진 얼굴을 복원)와 ‘거미숲’(시골 숲의 외딴 집에서 발견된 남녀의 시체) 등이 있다.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이 영화들은 대부분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깔고 있다.

■영화 ‘주홍글씨’ 제작 발표회

톱스타 한석규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모으는 스릴러풍 멜러영화 ‘주홍글씨’의 제작발표회가 1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가운데 감독과 배우들이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변혁 감독, 엄지원, 한석규, 이은주, 성현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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