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

연천 주민 2천여명은 지난 15일 강원도 철원군이 고대산 주변에 폐기물 종합처리장 설치에 반대하는 원정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버스나 승합차, 승용차 등을 이용해 청년부터 장년, 부녀자와 80세가 넘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이 속속 모여 들었다.

후손들에게 결코 오염된 자연을 물려줄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혹시 참여 인원이 적을까 걱정하던 대책위 염려는 도시락이 모자라는 상황까지 이르러 저마다 애향심에 똘똘 뭉친 주민들에게 가슴 가득한 감사를 느꼈다.

이들은 현수막과 피켓 등은 물론 ‘폐기물 종합처리장 절대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제창하며 버스 25대와 승합차, 승용차 등 모두 100여대에 분승,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철원으로 달렸다.

2㎞에 이르는 차량행렬은 주민들의 지역사랑 상징이자 철원군이 추진하는 폐기물 처리장을 원천 봉쇄하려는 원정 길이기도 했다.

이날 정오께 철원군청 앞 노상주차장에 내린 주민들은 질서정연하게, 그리고 집회를 시작하자 섭씨 30도를 오르 내리는 불볓 더위에도 모두가 순수한 마음과 애향심의 발로로 4시간여동안 집회를 열었다.

연천군 수복이래 이처럼 많은 인원의 원정 집회는 처음이고 이같은 놀라운 응집력을 보여준 예도 없었다.

철원군도 폐기물 종합처리장 추진을 연천 주민 입장에서 재고해야 한다.

그래야 ‘이웃사촌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철원 주민들이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사랑을 위해 15일 하루동안 원정집회에 참여해준 주민들에게 서로 “고생했다”는 격려의 말을 전해주자./khj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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