身土不二라는 말은 사람의 육체와 그 사람이 태어난 고장의 토양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89년 8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을 앞두고 농협이 우리농산물 애용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면서부터로, 이후 식당이름이나 음식물 이름, 가요 제목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 신조어다.
농협은 1992년도에 이 말의 출전을 밝혔다. 성서의 “창조주가 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 ‘동의보감’ 外形篇의 “사람의 살이 땅의 흙과 같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서문의 “풀과 나무도 각각 제 습성에 맞는 지대에서 나며 사람의 식습관과 풍습도 각각 달라 습성에 맞는 약초로 병을 치료한다” 등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그 나라의 토양에서 자라온 농작물이 좋다는 의미를 갖는 신토불이의 土에는 곧 土種이 핵심에 서있는 것이다. 토종이란 오랜 기간 한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도록 적응하면서 특유의 강건성과 질병 저항성을 지닌 새로운 형질의 동·식물이다.
한국의 토종, 그 가운데 토종동물의 상당수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경제성 위주의 농업정책 때문에 수입종이나 개량종에 밀려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있다. 한 예로 한강상류의 토종물고기는 70년대 일본에서 식용으로 수입되어 국내의 담수호 등에 뿌려졌던 블루길과 배스의 먹이가 되고 있는데 이들 외래어종의 남·북한강 서식분포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어 생태계가 파괴될 정도라고 한다.
2000년 말 기준으로 토종자원의 재배 및 사육현황을 보면 6천여 농가에 불과하고 주요 토종자원은 토종돼지 등 가축의 경우 16개 품목, 자주감자 등 식량작물 17개, 두류작물 5개, 채소작물 10개, 특용작물 9개, 과수작물 12개 품목으로 매우 미미하다.
다행히 최근 들어 토종의 상품성 개발과 생태환경 보존의 중요도를 인식하여 정부부처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농협도 지역특색사업을 통하여 토종 보급·육성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다양한 육성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박재근.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