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기러기 아빠

‘기러기 아빠’란 말은 우리나라에서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부부가 몇년 아니 몇 십 년을 떨어져 살면서 남편은 아이들 교육비를 대기 위하여 한국에 남아 마치 돈버는 기계가 되어 버린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렇게 살다 부부가 아주 남이 되어 버린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또한 요즘에 젊은 부부들 사이에는 아이들의 교육비 때문에 아예 자식을 낳지않아 영아 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난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가장 근본이 되는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자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일류대학을 나와야 잘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요즈음 세상은 IQ보다는 EQ가 높아야 살아가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은 IQ는 높은데 EQ가 낮은 경우가 많다. 이는 지나치게 지식위주의 교육에 치우치다 보면 인성교육이 부족해지고 성격이 외곬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을 위하여 남편도 없고 가정도 없고 하늘처럼 받들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은 땅에 떨어지고 버릇이 없는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문제의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들이 약물남용, 마약, 술 담배, 성적 타락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교육이 지식 위주로 흐르다 보니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교육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일찌감치 유학을 가서 공부한 아이들이 대부분 가족관계라든가 형제간의 우의보다는 개인주의에 빠져 지나친 핵가족 중심으로 가다보니 너무 살벌해지고 부모를 노후에 모신다든가 형제간에 서로 돕고 산다는 개념이 전혀 없다. 동양의 아름다운 풍습은 없어지고 서양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의 위치가 흔들리고 돈만 벌어주는 기계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불쌍한 아버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 한심스럽다.

이렇게 사회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은 교육도 문제지만 여성들의 의식과 생각이 바뀌어야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여성들, 어머니들의 올바른 가정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이 제 위치로 돌아오고 아버지의 위치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모두들 자기 위치로 돌아 갈 때 이 사회는 건전한 사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김경옥.경기도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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