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어느 일간 신문에서 ‘나눔으로 아름다운 세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 곳에 소개된 이들을 보면서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다. 그들은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남에게 나누어 주는 기쁨을 느끼면서 행복감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로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매달 만 원에서 이십만 원까지 아름다운재단에 기부금을 내는 이가 있다. 기부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힘든 노동에도 몸에 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넉넉한 사람들이 나눔에 관심을 갖는다면 더욱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고, 그 때를 위해 수입이 있는 날까지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할 생각이라고 다짐을 한다. 정말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직장인, 주부, 자영업자 등 직업과 연령이 다양한 이들이 모여 독거노인과 장애인의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모임이 있다. 고객은 대중목욕탕에 다니기가 어렵거나 옷을 입고 벗기도 힘든 사람, 집에 목욕 시설이나 목욕을 도와 줄 가족이 없는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이다. 어릴 적 동냥 온 거지에게 어머니가 밥상을 정성껏 차려주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이 일을 시작한 이도 있고, 치매를 앓다 일흔셋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에게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뼈에 사무치도록 죄송스러워 노인들 목욕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도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살을 맞대고 때를 밀다보면 내 몸이 개운해진다는 이에게서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 찌든 삶 속에서 앞만 보며 살아가고 있다. 내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자기 가족을 돌보느라 옆으로 눈길을 돌릴 겨를이 없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이 세상을 정리할 때가 되어 남을 위해 베풀어보려고 하지만, 이미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남을 돕고 싶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남을 돕는다고 하면 금전적으로 돕는 것을 생각하여 이 다음에 여유가 있을 때에 하겠다고 뒤로 미루어 놓는다. 몸으로 봉사하는 자원봉사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자기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는 일이라고 한다. 아무리 바쁜 세상이지만 가끔 남을 배려하며 살고 있는지, 내 이웃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주위를 살펴보면 내가 나누어 줄 곳이 많이 있을 것이고, 나누어 준 행복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동환.한글학회 인천지회장.협성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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