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청소년의 장(場) 많이 만들어야

최근의 청소년 비행은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비행의 특징이 점차적으로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자료를 보면 우발적인 동기로 비행을 한 경우가 전체 청소년 범법 처리 문제의 27.5%를 차지하고 있다. 비행 동기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전체 대비 28.6%에 달한다. 우발적인 동기란 것도 비행의 동기를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국 절반 이상의 청소년 비행과 범죄가 기성세대의 가치관의 기준으로는 그 원인과 동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총체적 교육의 위기 또는 청소년 교육의 부재라 말하기도 한다. 입시위주의 획일화된 교육정책과 학벌위주 사회의 병폐요인 파장으로 넘겨 버리기에는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모든 교육을 학교교육에만 의존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정교육, 사회교육이 학교교육만큼이나 중요하다. 교육의 주체는 학교 선생님만의 전담 요소가 아니다. 부모님, 그리고 이웃의 모든 어른, 각 기관과 단체 등이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도 교육의 주체로서 청소년들이 마음껏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장(場)도 마련해 주고 부모와 함께 하는 내용이나 또래집단끼리 향유할 수 있는 취미, 오락, 교양 프로그램도 많이 개설 운용해야 한다.

마침 지난 토요일 의정부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설명회 및 특강 그리고 동아리 공연의 장이 개최되었다. 많은 젊은 중·고등학생이 참여했고 자기들만의 시간과 열정을 쏟는 귀한 시간이었다. 관내 각 고등학교의 동아리인 힙합댄스, 스포츠 댄스팀의 등장과 발표 때 관객 속에서 외치는 환호와 함성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젊음 그 자체였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발산하고 싶은 젊음의 열기를 그들은 무대에서 힘껏 발휘했다. 우리는 젊은 청소년들에게 금기사항이나 금욕적인 생활을 강요하고 조장하기보다는 이와 같이 그들의 젊음을 올바르게 발산하고 펼칠 수 있는 건전한 장을 많이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것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일탈행위와 비행을 억제시킬 수 있는 동인이 될 수 있고 건전한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교육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경.경민대학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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