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대학가는길/지원大學·學科 ‘영역별 가중치’ 꼼꼼히 체크

■내 점수로 어디가나...지원전략

올해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는 상위 50%의 수능성적이 인문계는 7.6점, 자연계는 1.3점 상승한 반면 최상위권의 점수는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치열한 진학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총점이 아닌 일부 영역을 반영하고 있는 주요대학 인문계의 경우 과탐영역을 제외하면 실제 상승폭은 18점에 이른다는 일부 입시기관의 분석도 있어 이들 대학 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석결과 1등급(변환표준점수 기준 상위 4%)은 인문 348점~자연 361점, 2등급(상위 11%)은 인문 329점~자연 347점, 3등급(23%)은 인문 307점~자연 327점 등으로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문계는 1~2등급이 1~3점, 자연계는 1~4등급이 1~4점 각각 떨어진 반면 인문계는 3~6등급이 1~4점, 자연계는 5~6등급이 1~2점씩 올라 간 것이다.

이처럼 평균점수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위권 수험생 점수는 하락한 반면 중위권이 상대적으로 크게 두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생은 재학생보다 상위 50%의 평균점수가 인문계는 13.6점, 자연계는 18.1점 각각 높아 지난해에 비해 인문계는 0.2점 벌어지고 자연계는 2.7점 좁혀져 올해도 재수생 강세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계의 의예, 치의예, 한의예과 등의 경우 자연계 고득점 재수생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보여 재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그러나 지원대학 학과의 영역별 반영 여부와 9등급제, 영역별 가중치 등의 변수가 많은 만큼 수능성적 하나만을 토대로 지원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학별 지원가능 점수는 최상위권의 경우 점수하락으로 합격선도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높으나 중상위권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률로 인해 지난해보다 합격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전망했다.

◇점수대별 지원전략

▲최상위권

수능 360~370점대 이상으로 서울 소재 최상위권 대학과 지방소재 의예, 한의예, 약학계열 학과들에 지원가능한 점수대이다.

올해 수능이 상위권의 점수대로 갈수록 점수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최상위권 점수대의 수능 변별력은 낮아져 논술고사와 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 점수대 대학의 모집단위별 지원자끼리 비교해 보면 수능성적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논술이나 면접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평가의 특성상 평가자의 주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체로 논술 성적의 변수는 5점 내외, 면접·구술 고사의 성적변수는 3점 내외로 가정하고 합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위권

수능 320~360점대로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의 상위권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대이다. 이 점수대 학생들은 안전하향 지원을 선택한 최상위권 수험생 일부와 논술고사에 승부를 걸려는 중상위권 수험생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입시일자가 주로 가군에 몰려 있어 가군중에서 신중히 합격위주로 선택하고 나군이나 다군 대학에 소신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수대 대학들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이 많아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논술이나 면접고사 준비정도나 향후 대책여하에 따라 대학을 선정하되 논술과 면접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중위권

가, 나, 다 군 모두 복수지원이 가능해 심리적인 부담이 적은 점수대이지만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점수대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면접이나 논술에 자신이 없으면 상향지원하기 어렵고 수시에 실패한 수험생들이 안전 합격을 위한 하향지원이 두드러지며 평소 점수보다 높은 수능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이 점수대 대학에 지원해 합격선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선택 폭이 너무 넓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들 지원대학들의 전형자료는 대부분 학생부, 수능이기 때문에 합격가능성은 오히려 예측하기 쉬운 편이다.

그리고 복수지원 횟수에 따라 적절히 상향·하향 안전 지원을 병행하되 반드시 합격하고 싶은 대학이라면 모집인원이나 경쟁률 등의 변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위권

주로 지방소재 대학들이지만 일부 수도권 소재대학들을 포함해 지원이 가능한 점수대로 중위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적성을 고려한 합격위주의 2개 대학을 선택하고 1개 대학에 소신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제 대학은 수능성적 위주로, 전문대학은 학생부 성적까지 고려해 합격 가능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체 평균 8점 답…난이도 조절 또 ‘실패’ 지적

2004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전체 수험생 평균점수가 대략 8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난이도 조절에 또다시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6일 표본채점 발표에서 5개 영역의 원점수를 단순합한 총점은 인문계가 211.7 점으로 지난해보다 4.8점 오르고 자연계는 233.6점으로 0.7점, 예·체능계는 160.8점으로 0.7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 상위 50% 집단은 인문계가 269.0점으로 3.5점 오르고 자연계는 296.0점으로1.8점, 예·체능계는 204.3점으로 3.3점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는 평가원이 전체 응시자의 6.5%인 서울>경기지역 4만3천687명의 답안지를 채점한 결과. 그러나 전체 64만2천583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채점에서 5개 영역의 원점수총점은 인문계 216.5점, 자연계 239.1점, 예·체능계 162.9점으로 지난해보다 9.6점,4.8점, 1.6점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는 273.1점, 299.1점, 208.2점으로 지난해보다 7.6점, 1.3점, 0.6점씩 상승했다.

표본채점 결과와 비교하면 전체 수험생은 인문계가 4.8점, 자연계가 5.5점, 예·체능계가 2.1점, 그리고 상위 50%는 인문계가 4.1점, 자연계가 3.1점, 예·체능계가 3.9점 각각 뛴 셈.이에 대해 평가원은 “전체 집단과 상위 50%의 영역별·계열별 원점수는 표본채점에 의한 예상 원점수와 최고 2.5점 이내에서 차이가 나는 등 거의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총점에서 비교적 큰 차이가 난 이유는 크게 두가지. 영역별로는 거의 1점 이내에서 점수를 맞췄지만 대부분 ‘짜게’ 전망해 총점에서는 비교적 크게 차이가 난데다 표본채점에서는 오답 처리했던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⑤번 답을 실제 채점에서는 정답 처리, 전체적으로 평균점수가 1.4~1.5점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역별로 과학탐구는 낙폭이 엄청 컸던 반면 다른 영역은 상승폭이 너무 커 “지난해 과학탐구가 너무 쉬워 하향조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평가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영역별 난이도 조정에서도 썩 높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지난 2001학년도에 수험생 평균 점수가 27점 상승한 뒤 2002학년도에는 다시 66.5점 하락했다 지난해 다소 오르리란 전망을 깨고 또 3.5점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적으로 8점 안팎 상승한 것이 ‘제대로 된 점수분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평가원이 난이도 조정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하더라도 사상 최초의 복수정답 인정, 매끄럽지 못한 출제위원 선정 과정 등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능시험의 신뢰도’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번 수능 역시 ‘또한번의 실패’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이번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종승 평가원장도 역설적으로 “나무에는 낙엽도 있고 가지도 있지만 근본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올 수능 ‘만점자 없다’ 영역별 만점 2배 늘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만점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영역별 만점자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발표한 수능채점 결과에 따르면 모든 영역에서 만점자가 6~7천770명까지 나왔으나 전체 영역 만점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원점수 기준으로 만점자가 단 1명 밖에 없었던 언어영역(120점 만점)에서는 올해에는 인문계 학생 2명, 자연계 학생 4명이 만점을 받았다.

수리영역(80점 만점) 만점자는 인문계 2천822명, 자연계 4천874명, 예체능계 74명 등 7천770명으로 지난해 1천696명보다 6천74명이나 늘어나 수리영역이 전체 점수상승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사회탐구영역 만점자는 인문계(72점 만점)는 138명으로 지난해(67명)보다 2배정도 늘었고 자연계(48점 만점)도 168명으로 지난해 67명(남 52, 여 15)보다 증가했다.

과학탐구영역 만점자는 인문계(48점 만점)는 단 2명으로 지난해 1천521명보다 크게 줄어 들었으며, 자연계(72점 만점)도 8명으로 지난해 1천962명보다 큰 폭으로줄어들어 수험생들이 이 영역에 대해 굉장히 까다롭게 여겼던 것이 확인됐다.

외국어영역(80점 만점) 만점자는 인문계 1천593명, 자연계 2천180명, 예체능계31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기록했다.

제2외국어(40점 만점)는 인문계 4천879명, 자연계 146명, 예체능계 25명이 만점을 받아 만점자가 작년 정도로 나왔다.

지난해 17명이었던 총점 0점자의 경우 올해는 알기 어렵다.

평가원이 올해부터는 영역별로만 0점자를 파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회탐구는 총 407명, 과학탐구는 310명, 외국어는 28명, 제2외국어는 45명이 0점을 받았다.

■중위권 폭발…재수생 강세 여전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상위 50% 이상의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인문계가 7.6점, 자연계가 1.3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험생 평균점수도 지난해보다 인문계 9.6점, 자연계 4.8점, 또 전체 평균은 8점씩 각각 상승, 중위권이나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특히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상위권 수험생들의 점수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중위권이 두터운 ‘단지형’ 구조를 보임으로써 이 점수대 수험생들의 대학 진학 경쟁과 눈치작전이 엄청나게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능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점수가 높은 관례가 되풀이됐지만 그 폭은 조금씩 줄었고, 반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격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자연계의 경우 더 벌어졌다.

5개 영역 종합 계열별 점수분포 그래프에서 인문계는 가운데가 볼록한 좌우대칭형의 분포를 이뤘고, 자연계는 상위권이 많아 오른쪽으로, 반면 예·체능계는 심하게 왼쪽으로 기운 형태를 보였다./연합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